사대강 한반도대운하의 대재앙

정부, 4대강 수질악화 인정.."보 열어 물 대량 방류"

장백산-1 2017. 3. 20. 19:35

한겨레

정부, 4대강 수질악화 인정.."보 열어 물 대량 방류"

김소연 입력 2017.03.20 17:26 수정 2017.03.20 19:16


국토부 등 '댐-보-저수지 연계운영' 용역 결과
두달 이상 방류 땐 녹조현상 일부 개선 나타나
전문가 "인위적 수량 조절, 본질적 대책 안돼"
대량방류로 물고기 떼죽음 등 또 다른 부작용도

[한겨레]

낙동강 창녕 함안보. 창녕/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정부가 녹조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4대강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장시간 보 수문을 열어 물을 대량 방류하기로 했다. 보로 인해 막혀 있던 물을 흐르게 하겠다는 것인데, 정부도 4대강의 수질 악화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물의 양을 조절한다고 해서 4대강을 다시 살릴 수 있을지 의구심이 크고, 대량 방류로 인한 물고기 떼죽음 등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댐-보-저수지 연계운영방안’ 연구용역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국무총리 소속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권고한 것이다. 연구용역은 댐과 보에서 물을 방류했을 때 4대강 수질의 개선 효과를 살폈다. 보의 수위를 ‘지하수 제약수위’(주변 지하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위)까지 낮추는 등 물을 대량으로 장기간(74~121일) 방류했을 때 낙동강, 금강, 영산강의 녹조가 일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이 지속적으로 흐르면 수질이 좋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도 이미 보에서 대량의 물을 방류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보 관리규정을 보면, 홍수·갈수를 제외하고는 평소에 관리수위(보 최고수위)를 유지하도록 했는데, 지난해 12월 녹조 등 수질개선을 위해 보 수위를 ‘양수 제약수위’(농업용 양수장 취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위)나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낮출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보의 물을 대량 방류한다고 해도 다시 보를 닫으면 녹조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일시적으로 수질을 개선시킬 수 있지만 강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더 큰 문제는 용역보고서 내용처럼 녹조를 해결하기 위해 두 달 이상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물을 방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비가 적게 오면 농업용수 등도 부족할 수 있어 보의 물을 장기간 대량 방류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량 방류로 인한 부작용도 풀어야 할 과제다. 올 2~3월 6개 보를 지하수 제약수위까지 낮춰 방류 시범운영을 해보니, 물 수위가 낮아져 일부 지역에서 어도(물고기 길)가 폐쇄돼 물고기 이동이 어려워지고, 물고기 떼죽음 우려 등도 지적됐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어도 16곳, 양수장 25곳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고, 여기엔 638억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4대강 사업에 22조원의 예산이 소요됐고, 현재도 매년 수천억원의 관리비 등이 투입되고 있는데 수질 개선을 위해 또다시 재정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지하수 관정이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보 수위를 낮춰 물을 대량 방류한다는 것은 물이 흘러야 수질이 유지된다는 것을 정부도 확인한 것”이라며 “이는 4대강 사업 전으로 돌아가야 강을 살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4대강 보 때문에 악화된 수질을 4대강 보의 물을 이용해 개선하겠다는 것인데,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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