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페인 놀랄만큼 닮아" 문 대통령이 밝힌 공통점
유창재 입력 2021. 06. 17. 06:00 수정 2021. 06. 17. 06:48 댓글 46개
[스페인 국빈방문] 16일 스페인 상·하원 합동연설.. 상원의장 "금란지교 기대"
▲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상원의사당을 방문, 본회의장에서 욥 쿠엔카 상원의장의 환영사에 답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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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현지시각)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스페인 상·하원 합동연설을 했다. 이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스페인 방문을 통해, 역동적이고 창의적이며, 가족과 이웃, 공동체의 가치를 사랑하는 양국 국민들의 공통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면서 "진실로 스페인과 한국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한-스페인 양국의 공통점에 대해 "스페인은 포용과 상생, 이해와 협의를 통해 국제적 분열을 해소하는 '연결국가'를 추구한다"면서 "한국은 대륙과 해양을 잇고, 선진국과 개도국을 연결하며,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선도하는 '교량국가'를 꿈꾼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드리드에 있는 스페인 상원(Senado) 의사당을 방문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스페인 의원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이 같이 밝혔다. 통상 스페인을 방문하는 국빈들은 관례적으로 상원을 방문해 연설을 한다.
또한 무엇보다 양국의 가장 닮은 점으로 '민주주의 정신과 실천'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양국 국민들은 20세기 내전과 권위주의를 극복하고 반세기의 짧은 시간에 민주화를 이뤄냈으며, 세계에서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이웃을 깊이 존중하며 아끼는 마음에서 시작한 민주주의의 힘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상원의사당을 방문해 욥 쿠엔카 상원의장(왼쪽), 메리첼 바텟 하원의장과 도열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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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에 앞서 문 대통령은 "양국의 새로운 70년을 여는 첫해,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매우 뜻깊다"면서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로 스페인 의회에서 연설할 기회를 마련해준 것에 대해 마리아 필라르 욥 쿠엔카 상원의장과 메리첼 바텟 라마냐 하원의장을 비롯해 상하원 의장단 16명, 상하원 정당 원내대표 18명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스페인의 과거 역사부터 최근의 역사적 사건까지 언급했다. 그리고 "(스페인은) '문명의 연대'를 주도하는 미래지향적인 선진국으로 도약했다"면서 "한국은 '문명의 연대 우호국 그룹'의 일원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두 나라가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스페인 국민들이 매일 저녁 8시 정각에 창문을 열고 의료진에 대한 감사와 연대의 박수를 보내는 모습은 세계인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면서 "지난 5월 9일 새벽 0시, 반년 만에 방역 봉쇄령이 풀려 기뻐하는 스페인 국민들의 모습에 나 역시 지구 반대편에서 같은 기쁨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도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며 일상을 회복하고 '한국판 뉴딜'로 경제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며 "서로를 응원하며 고비를 넘어온 스페인 국민들께 깊은 존경을 표하고,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코로나를 극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동질감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친환경에너지 선도국과 스페인과 디지털 강국 한국의 만남"
▲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상원의사당을 방문, 본회의장에 입장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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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스페인 상·하원 의원들에게 이날 오전 산체스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결정한 소식을 알렸다.
문 대통령은 변화된 양국의 관계 속에서 "이제 우리는 지난 70년간 굳건히 쌓아온 우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더 강화된 협력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은 물론 세계의 공동 번영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친환경 에너지 선도국가인 스페인과 디지털 강국 한국의 만남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인 그린·디지털 분야를 중심으로 경제 협력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스페인 기업과 한국 기업의 협력 현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스페인 기업은 한국의 해상풍력발전소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한국의 기업들은 스페인 태양광 발전사업에 진출하고 있다"면서 "오늘 양국이 체결한 인더스트리 4.0, 스타트업, 청정에너지 분야 MOU를 통해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이 가속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3국 공동진출도 고도화할 것임을 알렸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의 건설·인프라 분야 협력에 더해 5G,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함께 진출하여, 아시아, 중남미를 넘어 전 세계를 무대로 동반 성장해 나가게 되길 희망한다"면서 "양국 의회가 긴밀히 교류하면서 힘을 실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한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은 '상호 방문의 해'를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양국 국민들의 우정과 신뢰가 더욱 깊어지길 바란다"고 상·하원 의원들에게 보고했다. 2020~2021년으로 지정됐던 '상호 방문의 해'를 코로나19 여파로 추가 연장하기로 한 것.
이어서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은 산티아고 길을 사랑한다"면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소설 <돈키호테>, 천재 화가 피카소, 알타미라 동물 벽화, 천재 건축가 가우디, '알함브라 궁전'의 타레가 음악 등을 언급했다. 마찬가지로 "스페인 국민들도 한국의 문화예술을 사랑한다"면서 한국어 교육 시설의 증가, 태권도의 인기, K-팝과 한국 영화를 즐기는 스페인 국민들도 늘고 있음을 강조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양국의 새로운 70년이 시작됐다"면서 "스페인과 한국은 포용과 상생, 연대와 협력으로 새로운 도전에 함께 대응하며 공동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고 부푼 기대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는 연설을 맺었다.
문 대통령의 연설에 의회 의원들은 20초 이상 박수를 보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손을 가슴에 댄 채로 좌우 측을 향해 각각 고개숙여 인사한 후 연단에서 내려와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스페인 상원의장이 '금란지교' 언급한 까닭
문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필라르 욥 스페인 상원의장은 "한국과 스페인은 사회를 작동시키는 가치관이 유사하다"면서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국제사회의 확고한 비전으로 이어지고 있고, 기후변화 등 공동의 과제에 기여할 것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욥 상원의장은 "한국어에 아주 아름다운 '금란지교'라는 말이 있다. 황금같은 아름다운 우애를 상징하는 것"이라며 "스페인 청년은 한국의 문화, 음식, 음악, 영화에 열광하고 있고, 많은 스페인 국민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 스페인 의회는 의회 외교를 통해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상하원 연설을 끝으로 마드리드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다음 일정 장소로 가기 위해 바라하스 국제공항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공군1호기를 이용해 오후 5시 45분경 마드리드를 출발, 1시간 30분가량 비행한 후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짧게 공항도착 행사를 진행했고, 경제인협회 연례포럼에 참석하는 관계자들을 접견하고 개막만찬에 참석했다. 이로써 스페인 국빈방문 이틀째 마지막 일정을 마무리했다.
[스페인 마드리드=공동취재단·서울=유창재 기자(yoocj@ohmynews.com)]
▲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서 바르셀로나로 가기 위해 공군1호기에 탑승, 인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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