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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미움

장백산-1 2024. 10. 23. 20:22

사랑과 미움

 

사랑이 있는 곳에 걱정이 생기고, 사랑이 있는 곳에 두려움이 생긴다.

그러므로 사랑하지 않으면 걱정도 두려움도 생기지 않는다.

사랑은 미움의 뿌리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고, 미워하는 사람도 만들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서 괴롭고,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법집요송경]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 가면 갈수록, 사랑하는 마음의 애착과 집착이 커 갈수록 동시에 미워하는 마음의 뿌리도 함께 커 간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혹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사랑이 컸던 사람일수록 미움도 더 크게 마련이다.

 

사랑은 사랑 그 자체로 남아야 한다. 사랑에 그 어떤 찌꺼기나 흔적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사랑하는 그것 자체로 나의 행복은 이미 완성된 것이지,  사랑하기 때문에 어떤 바람이나 집착을 가지고 있다면 사랑 그 이면에 미움을 동시에 키워가는 것일 뿐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한다고 규정지어 놓으면 그 사랑이 달아났을 때 그 크기 만한 미움이 다가온다. 사랑한다는 그 마음 자체로써 사랑은 완성된 것이지,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를 내 사람  내 소유로 만들어야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다.

 

이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것이 사랑이다. 그러나 온전한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온전히 주는 것이지 받는 계산이 깔리는 것이 아니다. 그랬을 때 사랑은 사랑 그 자체이지 미움의 뿌리를 키우지 않게 된다. 사랑 그 자체로써 사랑하자.

 

미움도 마찬가지다. 인연 따라 미워하는 사람이 생길 수는 있지만 미움에 결박당하고, 미움에 몸서리칠 정도가 된다면 그 때 미움은 나를 집어삼키고 만다. 미움이란 미움의 상황이지 그 사람 자체가 미움인 것은 아니다. 그 상황이나 인연을 탓할지언정 사람을 탓하지는 말라. 그랬을 때 미움은 다만 신기루처럼 잠시 일어났다 인연이 다하면 사라지지만, 사람을 미워하게 되면 그 미움은 증오를 낳고 원한을 낳고 복수를 낳으며 끝까지 가고 만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