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의 잘한 정책

8시간의 정보 공백, 세계를 경악시킨 이명박정권의 대북 정보력

장백산-1 2011. 5. 21. 23:47

8시간의 공백, 세계를 경악시킨 이명박의 대북 정보력
번호 50632 글쓴이 부천사람사는세상(ymchi) 조회 3082 등록일 2011-5-20 23:29 누리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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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의 공백, 세계를 경악시킨 이명박의 대북 정보력
(서프라이즈 / 부천사람사는세상 / 2011-05-20) 


20일 오전 9시 11분 연합의 <긴급> 보도 그리고 8시간 30분 후

<긴급> 北 김정은, 투먼 통해 방중 – 연합뉴스 5월 20일 오전 9시 11분

 

특종이 그렇듯이 연합뉴스의 베이징 특파원이 송고한 위 긴급뉴스에는 아무런 내용이 없었다. 제목과 송고일이 전부. 이때부터 이명박 정권 發 세기의 오보 사건이 시작되었다. 모든 언론의 예상을 깬 전격적인 김정은 방중이 보도된 이후, 모든 국내언론과 외신에서는 앞다투어 정부의 확인을 요청했다. 그리고 나온 보도.

 

北 김정은 방중 확인… 단독 방문인 듯(종합) - 연합뉴스 오전 10시 28분

 

위 보도에서 국가 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는 중국 특파원을 총동원하고 국내 취재망을 풀 가동하여 취재원과 정황과 그리고 이명박 정권 관계자의 멘트를 따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김정은이 단독으로 중국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제부터는 ‘왜 갔느냐’의 분석이 시작된다. 정부 관계자는 친절하게 시진핑을 만날 듯싶고, ‘김정은이 김정일의 후계자임을 재확인받고 싶어서 갔을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을 설명해줬다. 이때부터 전 언론에서는 ‘후계구도 확인 목적의 방중’ 등의 보도가 시작되었다.

 

늘 그렇듯이 이즘에서 끝낼 이명박 정권이 아니다. 오랜만에 ‘한 건’ 잡았다고 생각했는지, ‘오보’ 대행진이 본격화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통일부에서 나섰다. 정확히 누가 나섰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연합뉴스의 통일부 출입기자가 보도한 정황, 관련 사진으로 통일부 대변인이 등장하는 것으로 짐작해 통일부에서 나선 듯싶다.

 

 

▲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이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북한의 2인자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브리핑을 갖고 있다. ⓒ뉴시스

 

 

<김정은 訪中> 당국자 “후계자 과시 의도” – 연합뉴스 오전 11시 16분

이 정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서 “김 부위원장의 방중은 실질적으로 뭔가를 얻으려는 것이라기보다는 대내외적으로 자신이 김정일의 후계자임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초 연합뉴스에 확인해 준 익명의 정부 관계자만 해도 ‘그럴 수도’ 했지만 통일부 당국자의 브리핑은 수준이 다른 것이다. 이명박 정권 차원에서 확인해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그 이유도 ‘후계구도’ 등등으로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정부에서 공식으로 ‘김정은 방중’을 확인해주자 연합뉴스를 비롯한 모든 언론에서는 그동안 준비해두었던 관련 기사를 미친 듯이 출고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만 보면 11시 55분 출고 뉴스 ‘김정은 방중, 국제사회에 후계자 굳히기’를 시작으로 12시 44분까지 모두 8꼭지의 기사를 출고했다. 일본의 대북 전문가 인터뷰, 김정은 인물 분석, 과거 후계자였을 때의 김정일과의 공통/차이점, 예상 행선지 및 중국에서의 활동 내역 등등.

 

화룡점정은 오후 2시 1분에 출고된 연합시론 <김정은 방중이 미칠 한반도 정세변화 주시해야>이다. 연합뉴스는 시론을 통해 “그의 이번 방중은 중국으로부터 3대 권력세습을 ‘추인’받으면서 동시에 국제 사회에 후계자임을 과시하는 절차로 분석된다. 이번 단독 방중을 통해 홀로서기를 하면서 차기 지도자로서 위상 강화에 본격 나선 것이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대목은 사회주의국가의 후계자 지위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북한의 권력 후계자가 중국에 가서 ‘추인’받는다는 식의 분석을 내놓진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대반전 오후 5시 40분 청와대 공식 확인 ‘김정일 방중’

이제부터 드라마틱한 반전이 시작된다. 오후 5시 40분께 청와대 관계자가 등장한다. 그리고는 ‘김정은이 아닌 김정일 방중 확인’이 긴급 뉴스로 타전되기 시작한다. 아침 9시 11분 연합뉴스 <긴급> 보도가 있은 지 정확히 8시간 30분 만에 나온 ‘김정일 방중’ 확인뉴스. 이미 가판대에 깔리기 시작한 21일(토)자 신문 1면에는 이명박 정권 발 오보가 게재돼 있다. “김정은 방중, 국제무대 공식 데뷔” 또는 “후계자 굳히기” 등의 제목으로 말이다.

 

 

호텔 나서는 김정일 (교도=연합뉴스) 중국을 방문중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牧丹江)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이날에 있었던 이명박 정권 발 대형 오보와 관련해 결산할 시점이다. 이명박 정권의 대북 정보력은 도대체 뭔가?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서 정부가 언론브리핑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날 전 세계를 경악시킨 이 정권의 정보력에 대해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언론에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김 위원장이 5월, 8월 두 번이나 방중해 설마 김 위원장이 또 갔겠느냐 싶어 김정은이 단독 방중한 줄 알았다”고 해명한 것이다. 진지하게 묻고 싶다. 지금 장난하나?

 

오죽했으면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일간지에서조차 <이명박 정부, 김정일 방중 관련 잇따른 ‘헛발질’> 등의 제목으로 비판하고 나섰겠는가. 북한으로부터 발송되는 통신까지 감청한다고 큰소리친 이명박의 국정원은 도대체 뭐 했는가. 김정일과 김정은은 다른 인물일뿐더러, 누가 갔느냐에 따라 방문의 의미도 달라지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형편없는 정보력’은 창피할 정도이다.


본질적인 문제, 중국과의 불협화음이 확인된 사례… 그런데 미국 정보통은?

더욱 큰 문제는 중국으로부터의 ‘찬밥’ 신세인 것이 이번에 노골적으로 확인됐다는 사실이다. 정부 차원에서 오전 11시에 ‘김정은’이라고 확인한 것과 관련해서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비로소 ‘김정일’임을 확인했다는 것은 그 긴 시간 동안 중국으로부터 그 어떠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는 방증이 아닌가. 이 정권에는 대중국 외교라인이 이토록 씨가 말랐다는 말인가. 부시한테 올인한 결과가 이런 식으로 돌아올 줄 몰랐던 말인가.

 

그리고 또 하나 궁금한 것은 과연 미국은 언제 알았느냐는 사실이다. 여러 정황과 미국의 정보력으로 예상해 보면 미국은 더 빨리 알았을 가능성이 큰데, 만일 그렇다면 이 역시 이명박 정권의 정보력, 외교력 모두 낙제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카트 몰아주면 뭐 하나. 정보 하나 전달받지 못하는데 말이다. 미, 중의 고위 당국자들은 ‘김정은 방중’을 브리핑하는 이명박 정권의 모습을 어떻게 보았을까. 정말 ‘만만했을 듯’ 싶다.

 

이번의 ‘김정은 오보’ 사건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서 오히려 더 파장이 커질 것이다. 이명박의 대북 정보라인이 ‘라인’이라 부르기조차 참담한 상황에 와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런 수준의 정보력을 가지고 지금 이명박 정권은 북한과 김정일 초청 관련 ‘물밑 협상’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암담함을 느낀다. 대북 정보력이 형편없는 이 정권에 대북 협상을 맡겨도 정녕 괜찮다는 말인가.

 

최근 독일에 가서 ‘베를린 선언’ 비슷한 것을 한 이명박은 ‘통일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빠른 시기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고는 했다. 그의 형편없는 정보력이 확인된 순간 문득 궁금해진다. 그렇게 판단하게 된 대북 관련 정보는 도대체 누구로부터 들은 것인지를 말이다.

 

부천사람사는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