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홍시'

가시나무 새,

장백산-1 2011. 11. 3. 03:03

 

가시나무  새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람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