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경의 비밀
<질문>
얼마전에 우연히 천부경이라는 우리나라의 고경전을 접하게 되었는데 형이상학, 형이하학에 두르 통하는 우주의 운행 원리를 담은 경이라고 하며 인간세계를 널리 유익하게 하는 진리요 도라 하며 음양,오행,팔괘,구수가 나오고 역으로서 원(복희역),방(주역),각(금화정역)이 순환하는 원리 즉 우주가 돌아가는 원리가 나온다고 합니다. 다음은 천부경 전문입니다.
天符經
一始無始一 析三極 無盡本 天一一 地一二 人一三 一積十鉅 無櫃化三 天二三 地二三 人二三 大三合六 生七八九 運三四成 環五七 一妙衍 萬往萬來 用變 不動本 本心 本太陽 昻明人中天地一 一終無終一
천부경의 정확한 출처는 알 수가 없고, 다만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져 왔다는 것만 알 수 있답니다.
정확한 연구는 지금 학인들, 그리고 학자들 사이에서 연구중이고, 천부경이 가림토 문자로 발견 것을 통일신라 말기 고운 최치원 선생께서 한문으로 옮겨놓은 것으로 우리 민간에 있는 천부경은 최치원 선생께서 번역한 것을 읽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천부경의 출처가 정확한것이 아니라서 그것에 대해서 꾸중하시겠지만 전문을 읽어보시고 천부경에 대한 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답변>
그대에게서 맑은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그대에게 맑은 마음이 있기에 천부경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것입니다.
천부경에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알 수 있는 커다란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 경이 진짜 천부경인지 아닌지 확인되지 않았고 그속에 완전한 진리가 들어 있는지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그것을 절대적 진리로 받드는 수많은 사람과 단체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사회가 어둡고 무지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천부경의 유래에 대해 한번 생각해 봅시다.
천부경은 1916년 계연수라는 사람이 묘향산에서 약초를 캐다가 깊은 골짜기 돌벽에 이상한 글자를 발견하였는데 그것이 한배검의 경문(經文)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를 서울 대종교 교단에 보내니 이것이 천부경의 발견이며 그후 1979년에 '환단고기'가 편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천부경을 처음 발견한 계연수는 수천년간 나타난 적이 없었고 자신도 이해못한 그 이름없는 글귀가 어떻게 천부경이라는 것을 알았을까요?
그리고 대종교 교단에서는 어떻게 그것이 천부경임을 확인했으며 누가 그것을 완전히 해석하여 그속에 우주의 원리가 있다고 확언했을까요?
천부경의 실재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최치원 선생이 삼국사기의 난랑비서에서 말한 우리나라에 현묘지도가 있다고 말한 것을 천부경의 근거로 들고 있는데 과연 이 81자가 그에 해당되는 것이라는 증거가 어디에 있는가요?
계연수가 발견한 원문이 없다하니 그에 대해 말할 수 없으나 만약 이 글귀가 고래로부터 내려온 경전이 분명하다면 그 제목에 현묘지도라든가 천부경이라는던가 하는 것이 명시되거나 최치원이 번역자였다는 것이 나타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 81자와 한배검의 경문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말해주는 증거가 없고 또 그것을 완전히 해석한 사람도 없는데 그것을 천부경이라 단정하고 또 그 속에 완전한 우주의 원리가 들어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인 것입니다.
진리를 찾는 입장에서는 감정이나 애국심이 아니라 사실에 기초한 바른 이치로 모든 것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천부경의 경우 이미 역사학계에서는 환단고기에 나오는 많은 구절들이 20세기 초에 밝혀진 사실들을 기초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 책이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위서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임을 알려드립니다.
그러면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천부경은 우주현상과 이치를 수리(數理)에 의하여 설명하고자 하는 것으로 주역을 구성하는 수리와 같은 원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모든 우주현상은 생장성쇄를 나타내는데 시초를 0으로 보고 완성을 9로 보아 모든 상황을 이러한 수리에 맞춰 분석 조합하면 모든 현상의 해석이 가능해진다는 원리입니다.
예를 들어 사주를 봄에 있어서 조상의 기운은 어느 숫자에 해당되고 부모의 기운은 어느 숫자이며 본인과 자손의 기운은 어느 숫자에 해당되는지를 분석한 후 이를 종합하면 그의 전체적인 수가 결정되어 그가 생장성쇄의 어디에 해당되는지를 밝힐 수 있어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중생의 시각으로는 조상과 부모와 본인과 자손의 기운이 수리상 어떠한 단계에 해당되는지 관련되는 주변상황의 수리가 어떻게 되는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가 없어 전체적인 수리를 계산해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것은 아무리 완벽한 수리적 원리가 있어도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이 없으면 현실에 적용할 수가 없으며 그렇다면 이러한 수리는 완전한 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무용지물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지금 천부경의 경우도 사람에 따라 백인백색으로 해석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의 깊이와 자질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그렇다면 결국 이 81자도 완전한 성인이 나와야만 완전한 해석이 가능하며 진리인지 여부가 판명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완전한 분이 나오시면 그분은 이 81자를 어떻게 해석할까요?
우리들의 기대대로 자구 하나하나를 풀어 중생들이 궁금해하는 모든 비밀을 밝혀 주실까요?
아닙니다.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수리는 성자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자는 자신이 본 우주의 실상과 진리를 쉬운 일상적인 언어로 중생들에게 일러 주시는 일도 급하실 것이므로 생생한 삶이 빠진 형식적인 수식으로 인생과 우주를 골조화하거나 도식화하는 일은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진리는 정상적인 사고와 눈과 귀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지 소수의 지식인들만이 해석이 가능한 난해한 수식이 아닌 것입니다.
따라서 우주와 현실의 생생한 모습을 추상화하여 수학적 논리로 재구성하는 일은 눈이 열리지 않은 중생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고 인간의 운명을 미리 알고자 삶은 분석하는 도구로 만든 학문의 영역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수리는 이를 연구하는 학자의 자질과 능력과 경험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것이며 계속 새롭게 변하는 것입니다.
진리는 사실에 기초합니다.
참된 진리의 세계는 사실로 존재하는 문제를 기초로 그에 대한 인과관계를 밝히고 답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문제와 답이 항상 같이 있는 것입니다.
현실문제 속에는 항상 사실로 존재하는 몇 개의 원인이 있으며 그에 따른 답은 정해진 결론이외에 다른 것이 나타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리의 영역은 생생한 현실을 제거하고 추상적인 수식으로 재구성한 논리이기에 수많은 문제와 수많은 답이 동시에 존재하게 됩니다.
즉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답이 먼저 나와있는 것이 수리의 세계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3이라는 수가 답이라면 그 답으로 수리상 만들어 낼 수 있는 문제로는 1+2이나 9÷3, 그리고 빙돌려 9 ×4 ÷6 - 3도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두고 답을 보고 문제를 만들어 낸다고 하는 것으로 이러한 수리의 한계는 사후에 해석은 가능하나 사전에 미리 맞추거나 해결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신문을 보면 저명한 사주팔자의 대가들이 유명인사들의 팔자를 정확하게 맞추고 있습니다만 그들은 이미 유명해진 사람들을 그럴듯하게 해석할 뿐 사전에 미리 운명을 예언하거나 팔자를 고쳐주는 일은 없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천부경을 절대적 진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또한 세상의 모든 현상에 천부경의 수리를 적용하여 우주의 모든 비밀과 이치를 설명할 수 있는 완전한 경이라고 자랑합니다.
그러나 사후에 결과를 보고 나중에 해석을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 것입니다.
진정 필요한 것은 사후에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미리 세상의 문제와 원인을 밝혀 세상을 구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인 것입니다.
따라서 숫자로 형이상학적인 도식을 만들어놓고 세상을 볼 줄 모르는 자들이 함부로 자신의 능력에 따라 해석하는 이러한 현상은 진리의 세계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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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진실의 근원
출처 : 어두운세상에길은있는가..책을 사랑하는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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