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본질 모르는 윤석열, 이런 사람이 대선후보라니.."
신나리 입력 2022. 02. 26. 19:03 댓글 1622개[신나리 기자]
▲ 25일 상암SBS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초청대상 대선후보 2차토론회(정치분야)가 시작되기 전 준비하고 있다. |
ⓒ 국회사진취재단 |
평화 운동가인 문아영 피스모모 대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두고 "이런 사람이 대선후보라는 게 부끄럽다"라고 일갈했다. '힘에 의한 평화'를 언급한 윤 후보를 두고 "전쟁을 겁내지 않고 밀어붙이는 태도는 검사들이 밀실에서 취조할 때의 태도를 떠올리게 한다"라고 지적한 문 대표는 "결국 승자독식, 자기중심적인 세계관이 윤석열 안보인식의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2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는 전날 대선후보 2차 TV토론(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에서 드러난 윤 후보의 안보인식을 비판했다. 문 대표는 '모두가 모두로부터 배운다'는 슬로건으로 평화를 나누고 배우자고 이야기하는 평화운동 시민단체인 피스모모(PEACEMOMO)를 2012년 설립한 이후 '탈분단평화교육', '평화저널리즘' 등 청소년·시민을 대상으로 평화교육을 진행해왔다.
▲ 러시아군 공격으로 검은 연기 솟는 우크라 방공기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방공기지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곳곳의 군사 시설을 정밀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
ⓒ 연합뉴스/AP |
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힘에 의한 도발 억지력'이란 해법을 제시하며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종이와 잉크로된 그런 협약서 하나 가지고 국가의 안보와 평화가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확실한 힘, 자기를 지킬 수 있는 힘과 강력한 동맹이 있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는 그것을 갖추지 못했다"라면서 "평화는 억지력이 있어야 하고 선제 타격 능력을 확보하고 의지를 보여야 전쟁을 예방한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또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는 각도는 다르지만 확실한 힘과 동맹이 있어야 한다"라면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 안 했는데 종전선언을 강조하는 게 우크라이나와 동일한 위협을 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이런 발언을 두고 문 대표는 "윤 후보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를 짚어내지 못했다. 1994년 부다페스트 협약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핵무기를 포기하고 미·영·러는 안보를 책임을 지기로 약속했는데, 이 책임을 이행해야 할 주체들이 약속을 저버렸다는 게 우크라이나 사태의 출발점"이라면서 "윤 후보는 종이협정이 소용없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에서 친러·반러로 국민들의 내분·내전이 있었다. 현실에서는 핵반납과 안전보장 약속을 한 협약문서등에 다 담기지 않은 이해관계들이 존재했던 거다. 우크라이나의 내부상황과 역사적 맥락, 현재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대외적인 입장이라는 것도 있다.
우리가 이번 우크라이나 상황을 보며 배워야 할 교훈은 종이협정이 소용없다는 게 아니다. 적어도 대선후보라면 이런 복잡한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한국사회의 상황에 대입해 해석해보는 능력을 발휘했어야 한다. 그런데 윤석열 후보는 이 문제를 너무 단순하고 쉽게 해석했다."
이어 문 대표는 "윤 후보는 전쟁을 겁내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 '전쟁해서 이기면 되는 거 아니야' 식인 건데, 이는 '밀어붙이기'에 익숙한 검사의 태도와 비슷하다"라면서 "권력을 쥐고 원하는대로 휘둘러본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언제든 이기면 된다는 태도가 몸에 밴 듯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 2020년 1월, 미국의 전쟁행위 규탄과 한국군 파병 반대 집회에서 발언하는 문아영 피스모모 대표. |
ⓒ 문아영 대표 제공 |
"이번 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상대 비위를 맞추고 굴종한다고 지속가능한 평화가 얻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여기에서 굴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걸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굴종은 누군가의 완벽한 승자가 있다는 걸 전제로 다른 한 쪽의 복종을 뜻하는 거잖나. 갈등을 조율하고 최소한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게 대통령의 역할인데, 윤 후보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승자와 패자를 구분 짓는 '승자독식'의 세계관만 가득한 후보다."
이어 문 대표는 "윤 후보의 세계관은 최근 국제사회의 합의와도 정반대에 있다"라면서 "현재 전 세계는 기후·환경·정치 모두가 한 나라의 문제만이 아닌 서로 연결된 지구 공동체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동의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핵무기 금지와 핵비확산에 동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 후보는 국제사회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윤 후보를 두고 "군사전략의 이해가 부족한 것을 넘어서 국제정세·외교·안보와 관련한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후보"라고 평가했다. 문 대표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대통령은 평화를 이야기하는 평화를 만들어갈 자질이 있는 사람"이라며 평화를 이렇게 정의했다.
"평화를 이상주의자들의 무모한 낙관론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적정 수준에서 이해관계를 조율해서 누구도 손해 보지 않고 평화롭게 자기 일상을 지켜나가는 게 평화다. 나의 일상과 타인의 일상을 지켜내는 사회적 합의이고 국제사회가 지키려 노력해온 방향이다. 이 모든 노력을 폄훼하고 무마시키는 발언을 한 사람은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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