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마음이 만든 세상

장백산-1 2024. 4. 22. 22:48

마음이 만든 세상


사람들이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대상을 보았더라도 사람마다 각자 인식한 것이 다르고, 느낌도 다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외부의 사물 그 자체를 인식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이 만든 각자의 방식대로 조합되고 종합된 대상’을 인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모든 대상은 외부에 존재하는 대상 자체가 아니라, 우리 마음이 만들어 낸 환상에 불과함을 의미한다. 외부의 세계 또한 사실은 외부라고 여겨지고 있는 또 다른 마음이 만든 환상의 세계인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은 외부의 세계가 어떻게 내 마음이 만든 환영의 세계인가 하고 의문을 가질 것이다. 외부에는 독자적인 외부의 세계가 있고, 그 독자적인 외부 세계를 사람들이 저마다 다르게 인식할 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외부세계가 진짜로 실체적으로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양자역학에서도 이 세상 만물은 진동하는 에너지의 파동일 뿐이고, 실체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증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 모든 외부의 대상들은 그것 자체의 고유한 성질이 없으며, 외부의 대상을 보는 사람의 마음상태에 따라, 인연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일 뿐이다. 어떤 의도로 보느냐에 따라 이 무한한 가능성의 파동으로 이루어진 세계는 내가 의도했던 그 부분대로 보여지게 되는 것이다.

만약에 내 외부에 고정된 실체로써의 세상이 있어서 우리가 그것을 보는 것이라면, 누가 보든 보이는 세계는 동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시광선만을 볼 수 있는 인간의 눈으로 보는 세상과 자외선까지 볼 수 있는 물고기나 꿀벌이 보는 세상은 결코 같을 수가 없다.

물고기들은 자외선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인간의 눈에는 똑같이 생긴 물고기지만 물고기들은 물고기마다의 자외선의 얼룩무늬로 서로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뱀은 눈 아래 있는 골레이세포라는 특수한 신경세포를 통해 적외선을 감지한다고 하니, 적외선을 감지하는 뱀이 보는 세상은 인간이 보는 세상과는 같을 수가 없다.

만약에 세상이 정해진 하나의 모습으로 실체적으로 존재한다면, 이렇게 보는 이들에 따라 다르게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라는 것 자체가 정해진 실체가 아니며, 보는 것에 따라서 보여지는 것일 뿐이기에, 즉 보는 이의 마음에서 연기한 것일 뿐이기에 서로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이 세상은 하나의 거대한 파동체이며 무한한 가능성의 에너지일 뿐이다. 거기에는 모든 것이 다 구족되어 있고, 모든 가능성이 다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는 무한 가능성의 세계를 자기의 의식 수준에서만, 자기라는 내적인 필터를 통해 걸러서 볼 뿐인 것이다. 그렇기에 이 세상은 보는 자에 따라서 어떻게도 보여질 수 있는 무한 가능성의 장이다.

결론적으로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보는 세계는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세계가 아니다. 세상에 대해 알았다고 말하는 순간, 사실은 정말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안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이해된 세상, 나에게 파악되어진 제한된 세상을 안 것에 불과하다. 양자역학에서도 있는 그대로의 전자를 있는 그대로 관찰할 수는 없으며, 언제나 측정하는 관찰자나 관찰에 사용되는 도구 등 관찰되어지는 조건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