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성·보직 쓸어담는 ‘김용현 충암파’…‘윤석열 친위체제’ 구축
“김용현의 충암파가 신원식의 국방파에 완승했다.”
12일 단행된 외교안보라인 개편을 두고 군 내부에서 나오는 평가다. ‘충암파’는 윤석열 대통령이 졸업한 서울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국방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이 학교 출신 군 인맥을 말한다. 지난해 11월 후반기 장성 인사에서 국군방첩사령관에 충암고 출신 여인형 중장이 임명되자, 김용현 경호처장과 여 사령관이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지난해 11월 후반기 장성 인사에서 국군방첩사령관에 여인형 중장이 임명됐다고 알리는 국방부 보도자료.
‘국방파’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신원식 국방장관이 국방부와 군의 주요 보직이 충암고 출신으로 채워지자, 이에 맞서 키우려고 했다는 세력을 일컫는 말이다. 특히 상관인 정보사령관을 모욕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보사 여단장이 직속상관인 정보사령관과 국방정보본부장 2단계 보고라인을 건너뛰고 국방장관에게 직보했다고 주장하면서, 신 장관이 군내 독자적 세력을 구축하려 했다는 말이 나왔다.
최근 정보사 문제가 불거진 배경에는 충암파가 오는 하반기 장성 인사 때 군 정보병과 책임자인 국방정보본부장에 충암고 출신의 한 장군을 임명하려다 국방파와 충돌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정보사령부 비공개 요원 명단 유출과 하극상 사건은 모두 국방파 신원식 장관과 충암파 김용현 경호처장 사이 군 인사를 놓고 벌인 파워게임의 결과”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신 장관은 “사실무근이고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강하게 부인했지만, 충암파와 국방파의 ‘알력’과 관련한 뒷소문은 군 내부에서 끊이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신임 대법관들, 조희대 대법원장,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신원식 국방부 장관 겸 국가안보실장, 뒷줄 왼쪽 첫번째가 김용현 경호처장이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번 외교안보라인 개편을 두고도 ‘충암파를 중심으로 윤석열 친위체제 구축’이 핵심이란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취임 10개월을 갓 넘긴 신원식 장관을 안보실장으로 영전시키는 형식으로 국방부에서 빼내고, 후임 김용현 경호처장에게 군 인사권을 넘겨줬다는 것이다. 김용현 경호처장에게 오는 10월 하반기 장군 인사를 맡기려고 국방장관을 교체했다는 얘기다.
험악한 갈등설에 휩싸인 두 사람은 현역 시절 작전병과 선후배로 밀접한 관계였다. 김용현 처장은 신원식 장관의 육사 1년 후배이고 수도방위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보직도 신 장관에 이어 지냈다. 두 사람을 언급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군의 실세로 군림했던 김관진 전 안보실장이다. 김용현 신원식 두 사람 모두 김관진 전 안보실장과 인연이 깊다.
지난해 12월20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방혁신위원회 3차 회의를 주재하며, 김관진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 뒤에서 김용현 경호처장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실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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