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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무현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제느 알 것 같습니다.

장백산-1 2008. 2. 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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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무현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번호 218315  글쓴이 노하우펌   조회 2358  누리 794 (799/5)  등록일 2008-2-29 01:37 대문 36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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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무현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충북 출신이므로 지역주의와는 연관이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충북은 '멍청도'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자기이익을 위한 정치인들에 집중되는 경향이 없었습니다. 자발적으로 그런 게 아니라, 그럴만한 정치꾼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김종필은 충남을 근거로 하기에 충북과는 별 상관 없는 사람입니다.

5년 전, 그러니까 30대 초반까지도 한나라당이 비리는 좀 많아도 제법 능력 있는 인재풀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열린우리당 혹은 민주당은 전라도에 편중된 당이라는 인식도 있었지요.

조중동이 문제 많은 신문이라는 사실은 인지했지만, 기본적 사실마저 왜곡을 일삼는지는 몰랐습니다. 다만, 자신들이 유리한 부분만 보도하고, 불리한 부분은 누락시키는 전형적인 '중우언론'의 행태를 보인다고만 생각했을 뿐 행간만 잘 읽으면 상관없다고 여겼지요. 한겨레는 너무 좌 편향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따라서 조중동과 한겨레를 거의 동일선상에서 비슷한 수준의 좌/우 편향지로 인식했습니다.

5년 전 대선 때 노무현 당선을 보며 이회창>노무현 순서로 대통령이 되는 것이 계속되는 정권교체라는 점과 이회창의 원칙에 따른 안정 후에 노무현의 개혁과 복지가 가장 좋은 조합이 아니었을까 안타까워했습니다. 네, 그때 이회창 지지했습니다.

지난 대선 때 문국현 지지했습니다. 네, 사람들 말대로 정말 인물 없더군요. 물론 1년 전만 해도 이명박을 지지할 생각이었습니다. 이미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는 접은 지 몇 년 되지만, 열린우리당의 우왕좌왕 행태와 각종 언론의 노무현 정권 공격에 객관적으로 대국을 판단한다고 생각하던 저마저도 일부 세뇌되어있었던 모양입니다.

검증국면에 들어선 이명박… 가관이더군요.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일개 동사무소 직원도 불가능한 전력을 들이밀며, 국가 최고 권력자로 인정해달라고 국민들에게 경제를 인질 삼아 협박하는데 지지율이 50%대에 육박하는걸 보고, 이 나라에 대한 혐오가 짙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어이가 없었으면, 같은 당에서조차 대선까지 버틸지조차 불안해서 대타를 마련해야 한다며 백업으로 이회창이 나오기까지 했겠습니까. 참… 어이없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이회창을 또 지지할까도 생각해보았습니다. 여전히 노무현에 대해선 아는 바 없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의혹들은 늘어나고 의혹이, 그저 의혹만이 아닌 신빙성 높은 정황으로 판명남에도 국가 권력, 언론 권력들이 비호하는 상황을 보며 한나라당과 연관된 모든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접었습니다. 그렇다고, 열린우리당이 곱게 보이지도 않더군요.

이때까지도 노무현에 대한 평가는 비리는 없지만, 실무능력은 좀 떨어진다… 정도였습니다. 조중동의 연막과 비열한 공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정도는 아니었지만, 크게 관심 갖지 않으면 나름대로 지성인이라 생각하는 본인 같은 사람도 당할 수밖에 없더군요.

퇴임하고 나서야… 노무현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우리는 참…. 대단한 대통령을 두고도 몰랐던 것이었구나. 그 자리에서 정직과 원칙으로 버틴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해야 할 일을 그저 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그가 떠난 다음에야 알았습니다.

모든 경제 지표를 보며, 세계 유수 언론의 평가를 보며, 그리고, 변함없이 지지하는 깨어있는 국민들(대부분 서민 및 양심있는 지식인들인)의 열렬한 반응을 보며 참 만감이 교차합니다.

나는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노무현이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습니다.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이명박과 비교하니, 이명박 정권과 비교하니, 더욱 잘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세계에 내놓아도 누구에게도 손가락질 받지 않을 첫 번째 대통령의 정상적인 퇴임을 지켜봤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경제에 대한 공적이(논란의 여지가 있다곤 해도) 있던 박정희나 민주화에 일부 공헌한 바가 있는 김영삼, 김대중이 있기는 했어도, 다들 아시다시피 세계에 내놓아 흠결이 없는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 현대사가 너무도 얼룩져 있어 그나마 내세운 사람들이 겨우 위의 3명 정도였습니다만 김영삼은 그나마 IMF의 주역으로 무능정권의 낙인으로 민주화 공헌의 빛이 바래졌지요.

이명박정권을 바라보는 사고능력이 있는 시민들의 눈 속에는 짙은 불안과 절망이 서려 있습니다. 불안하고 절망적인 미래가 기대되는 부패와 무능의 정권을 눈앞에 두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앞에 절망만 존재하는 건 아닐 겁니다.

우리에게는 이제 제대로 된 '전임 대통령'이 존재합니다. 현직 대통령과 비교할 수 있는 기준선이 생긴 겁니다. 전임 대통령보다 잘한다면 칭송을 받겠지요. 전임 대통령보다 못한다면 비판을 들을 겁니다. 전임 대통령의 국가관리와 비교해 터무니없는 행위와 실적을 보인다면…

아무리 조중동이 국민의 눈을 가리려 한들 금방 들통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넷을 통제한다고 하면, 민주주의 레벨이 한껏 올라간 시민들이 두 손 묶고 가만히 있을까요? 골수까지 보수로 물든 노인들도 의보민영화로 노환에 대한 치료도 못 받고 사망 직전에 몰리면 조중동 보고 '아, 나라님의 일이니 다 옳은 거야'라고 고개만 끄덕일까요?

많은 국민들이 부동산 투기바람에 물들어, 재테크 열풍에 휩싸여 양심을 저버렸다고는 하지만 바보는 아닙니다. 몰라서 찍은 노년층 일부를 빼고는, 노는데, 취직하는데만 관심 있는 일부 20대를 빼고는 자신들이 누리는 민주주의와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망각만 하고 있을 뿐) 그 가치를 충분히 인식할 수준의 사람들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조금 부패한 게 아니라 푹 썩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그렇게 부패하고도 부동산투기와 불법 재산형성 이외의 능력은 전무한 무능하기 짝이 없는 정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전임 대통령이라는 기준선이 빛을 발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직은 절망할 때는 아닙니다.

나는 노무현을 몰랐지만, 이제는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진행되는 동안 더욱 잘 알게 되겠지요. 우리 대한민국이 절망의 수렁으로 떨어질 위기에 항상 전임대통령의 기준선이 벼랑에 떨어질 이 나라를 지탱해 줄 겁니다.

나는 아직도 노무현을 잘은 모르겠지만, 그에게서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조금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의지를 이어갈 사람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올 거라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이미 한번 나왔다면, 다시 그런 사람이 나올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 거니까요. 그렇게 한 걸음씩 가다 보면 수렁에서 헤매는 이 나라도 언젠가는 전 지구에서 존경받을 수 있는 그런 나라로 커갈 날이 오겠지요. 언젠가는 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수고하셨습니다.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당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한 시민의 고백 -

 

ⓒ 상용


님은 비단이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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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비단이셨습니다.

그런데 전 그런 줄도 모르고
걸레로 내쳐 때 묻은 방바닥을 닦았습니다.
이제야 그 사실을 알고 뒤늦게 후회합니다.

세상이 다 님을 씹기에 저 또한 씹어야만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줄 알았고,
님을 씹어야만 세상살이가 나아지는 줄 알았으며,
님을 씹어야만 맑고 건전한 사고로 세상을 보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정말 그러했습니다.

님을 탓해야만 나라가 깨끗하고,
님을 탓해야만 부강한 나라로 진입하며,
님을 탓해야만 흩어진 민심이 모여 동서 통합과 국론 분열을 막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그러했습니다.

식당에서 내 놓는 밥그릇에 밥이 적어도 당신 때문이고,
비바람이 몰아쳐도 당신 때문이며,
옆집에 도둑이 들어와도 당신 때문이며,
길가다 넘어져도 당신 때문이었고,
처녀가 아기를 가졌어도 당신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그러했습니다.

그 큰 국가 정상들과 당당하게 힘을 겨루는 당신이 오히려 깡패로 보였고,
주권국가로서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려 하시는 당신이 어리석게 보였으며
법 앞에는 만인이 평등한 나라,
원칙과 상식이 통하고 반칙과 불법을 배척하기 위해
노심초사 하시는 당신이 바보같이 보였으면
알 권리란 미명하에 언론에 자유를 마음껏 누리게 한
당신이 동네북으로 보였습니다.

정말 그러했습니다.

님을 마주하는 것조차 싫어 탄핵으로 내쫓으면
IMF란 환란의 긴 터널을 빠져나올 줄 알았고
삶 또한 윤택해지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오히려 나라와 국민을 걱정하며
사색에 젖어 상념 하시는 모습이 TV에 비춰질 때 너무나 얄미웠고 
대통령 권한이 정지된 당신 모습을 바라보며 깨소금을 볶았습니다.

정말 그러했습니다.

조간신문 머리글에 "대통령가족 기업에 등쳐먹다."란 기사가 나올까 봐
출근에 쫓긴 몸을 좌변기에 쪼그리고 앉아 황금 같은 시간을 허비했고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당신이야 失明이 되든 말든
쌍꺼풀 시술한 사실만을 부각시켜 당신을 깠습니다.

정말 속이 후련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영문입니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제 마음은 공허하고 황폐하며 무기력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제가 이젠 누구를 탓해야만 하겠습니까?
제가 낳은 아이의 속눈썹이 눈동자를 찔러 
눈을 바로 뜨지 못해 울고만 있는데…….

죄송합니다.

당신을 비단으로 보지 못하고 걸레로 바라본 저의 눈
당신을 대한민국 최고의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비틀어진 마음
이게 다 저의 마음을 짓누르는 업보가 되어 저의 주변을 맴돕니다.
이게 어찌 저 하나만의 문제겠습니까?
님을 씹은 국민이 얼마인데
그들 모두가 겪어야 할 운명이라면 
저희는 천벌을 받아도 마땅합니다.

하오나 그들 모두를 용서하소서!
뒤늦게나마 이렇게 반성하고 후회하며 사죄드립니다.
걸레처럼 헤어진 당신 모습이 더 아름답습니다.
당신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최고의 대통령으로 받들어 모시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존경합니다.

아마 당신을 닮은 영도자는
이 땅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기에 말입니다.

아늑하고 고요한 농촌마을 고향으로 귀향하시는 노무현 대통령님, 권양숙 영부인님
영원토록 만수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빌며
아둔한 저희에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여 주실 것을 
간절히 청원하며 참회의 눈물로 호소합니다.

이제 저는 남은 일생을 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저의 마음을 바로잡고 사물을 관찰하는 맑은 눈을 되찾아 준 당신 

당신이 바로 위대한 대통령님 노무현입니다.


- 어느 네티즌의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