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문의 쑈

[진실은 역사가 평가한다] 조중동 기자들에게 어느 前 편집국장 아들이..

장백산-1 2008. 7. 1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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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문사 前 편집국장 아들이 조중동 기자들에게...
번호 144461  글쓴이 조중동 병맛  조회 3376  누리 2006 (2006/0)  등록일 2008-7-18 18:44 대문 95 추천


언론인, 특히 조중동 기자분들에게 드리는 글
(아고라 / happy2jini / 2008-7-18)


1980년생… 제 나이 올해 29살. 경기도의 한 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요즘 시국이 많이 어지럽고 소란스러워 퇴근 후 버릇처럼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많은 기사들을 보곤 합니다. 다른 적극적인 네티즌들과 달리 그냥 기사와 거기에 달린 댓글들을 보기만 하면서 제 나름대로의 가치관으로 세상 돌아가는 물정과 실태를 판단하며 살고 있습니다.

 

요즘… 정말 네이버와 다음, 한겨레 or 경향 등과 조중동… 기사들의 내용들을 보면서 같은 사건을 가지고 바라보는 시선이 극과 극으로 갈려버린 현 사태에 많이 놀라고 또 두려워하는 1인입니다.

 

여기서 잠깐 저의 지난 이야기 조금만 하겠습니다.

저의 아버지께서는 한 지역신문에 편집 국장을 하시던 분이셨습니다. 그 신문사 사장님과 함께 창간 맴버부터 시작하셨고 시청 출입 기자셨으니 나름 정치인, 공무원, 기업체 인맥도 있으셨던 분이구요.

하지만, 어느 노래 가사처럼 어렸을 적, 저희 집은 너무 가난했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던 그 순간까지 보증금 500/35 연립주택에 살았습니다.

 

올해가 벌써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7년째 됐네요. 어린 나이엔 아버지가 너무 미웠습니다. 경제적인 무능력함, 매일 어머니가 힘들어하시던 모습… 하지만, 아버진 남들 앞에서 자존심만 내세우시던…

아마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던 거 같습니다. 반지하 방 2개짜리 집에서 살 때였는데 새벽에 자고 있던 저와 저희 형을 어머니께서 갑자기 깨우시더니 집 앞에 어떤 사람들이 와 있으니 아무 소리도 내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그 사람들이 아버지께서 환경오염 문제로 기사를 쓰셨던 회사에서 보낸 용역 깡패들이었다는 걸 알게 된 건 세월이 한참 지난 고1 때였습니다.

 

술은 어른에게 배우는 거라 하시면서 진로 포도주 한잔 따라주시곤 형과 저에게 좋은 학원도 못 보내주는데 어려운 형편에 공부 잘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더군요. 본인께서 마음만 먹으시면 어렵게 살지 않을 수 있지만 아무리 깡패들을 동원하고 검은 돈으로 유혹해도 기자 양심에 어긋나게 살고 싶진 않다고, 너희들에겐 미안하지만 아버지를 조금만 이해해 달라고 하셨던…

 

하지만, 어렸을 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마냥 불평만 했습니다.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여러 시청 공무원분들… 기자분들… 전직 시장이셨던 분… 제가 살고 있는 시의 각 구 국회의원들의 건조화… 그분들이 보낸 비서관분들… 조문 오셔서 놀라시던 분도 계시더군요.

 

저희 아버지가 청렴하고 고집 있는 분인지는 알았지만 가정 형편이 이렇게 어렵게 사시는진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하시면서… 전직 시장이셨던 분이 절 부르시더군요.

 

저희 아버지께 둘째 아들 이야기 많이 들으셨다고… 자네 아버지께선 정말 청렴결백하셨던 분이니 앞으로 살아가면서 형편이 어렵더라도 아버지에 대한 자부심은 잊지 말라고 하셨던… 그 시절 이해하지 못했던 말씀들… 아버지의 자존심… 등등… 어느덧 생각이 많아진 어른이 돼버린 지금…

 

아버지의 그 자존심을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는 저 자신을 보며 하염없이 슬퍼만 지네요. 내 가정이 어렵고 자식에겐 미안하지만 부를 위한 언론이 아닌… 진실을 위한… 비리와 모순을 파헤치고 권력과 검은 유혹에 야합하지 않는 기자만의 자존심…

지금 언론에 종사하시거나… 혹은 그쪽 계통에 계신 분들… 특히 조중동에 계시는 분들… 물론 책임 져야 할 가정을 위해 자신의 소신과는 조금 다른 회사에 입장에 생계를 위해 거짓기사와 왜곡된 글을 쓸 수밖에 없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22년 동안 보며 자라왔던 저희 아버지께서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던… 기자로서의 자부심… 기자 정신을 조금이나마 가지고 자신의 안위와 부를 위한 언론이 아닌, 나라와 국민을 위한 오직 진실만을 위한… 사실에 입각한 냉정한 비판과 의혹이 있는 사건에 대해선 당당하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소수의 무지한 국민들에게도 세상을 알려주는 눈과 귀가 돼주는, 세월이 흘러 나중에 자식들 앞에서 떳떳할 수 있는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기사를 써주시길 바랍니다.

 

혹세무민이란 말이 있습니다.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미혹하게 하여 속인다는 뜻이지요. 지금의 조중동이 혹세무민 하고 있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권력에 야합하여 정부 입장에서만 앵무새처럼 말하는… 정부정책이나 현안에 대해서 비판하는 매체에 대해선 배척하고 몰아세우며 비판하는 기사나 논평이나 쓰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여론몰이나 하려고 정부정책에 은연중에 압력이나 넣는…

언론사가 자신만의 영리를 위해 기사를 쓰기 시작하는 순간… 진실을 국민에게 알린다는 언론의 순기능은 사라지는 것 아닌가요?

지금 자신이 쓰는 이 기사… 이 내용들이 후세에 어떻게 평가될지… 나중에 내 자식들이 자라서… 모든 사실들이 진실이 드러나면… 부끄럽지 않은 부모, 조상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는 비록 언론인이셨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더욱 어려워진 가정형편으로 대학도 자퇴하고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한 달에 어머니 생활비 100만 원씩 드리며 살고 있지만… 저희 아버지가 부끄럽거나 원망스럽지 않습니다.

 

돈과 부를 쫓고 권력 욕심에 기자생활, 언론인 생활을 한다면… 차라리 더 늦게 전에 다른 직업을 찾으세요. 왜곡된 기사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해도 그런 방법으로 국민들을 속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걸 아직도 모르시나요?

일례로 다수의 국민들은 mbc의 pd수첩 광우병 보도내용이 사실을 왜곡한 허위방송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당신들은 다른 나라 언론입니까?

 

언론인이라는 직업에 기본적인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시길 바랍니다.

긴 글 정리하겠습니다. 진실은 역사가 평가한다는 말 잊지 않으시길…

 


 

미천한 제 글이 추천 베스트에 올라 있는 걸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사실 어제 7월 17일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62번째 생신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들로 잠을 설치며 새벽에 답답한 마음에 잠시나마 나름대로의 생각을 적었던 글에 많은 분들의 응원과 좋은 글들을 보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여러분의 응원 글들이… 제가 29년 살면서 아버지에게 드린 가장 큰 생신 선물인 거 같아 너무 감사드립니다.

좋은 학벌을 가지지 못해 사회 지도층에서 저의 의견을 펼치며 살아가긴 어렵겠지만 님들의 응원처럼 최선을 다해 아버지의 이름 앞에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도록 소신껏 살겠습니다.

 

다들 더운 날씨에 건강하시길 바라며, 여러분들의 고마우신 마음들…. 감사히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다들 행복하시길…


- 7월 18일 pm 12:40 글을 마치며 -


※ 출처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3&articleId=4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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