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교수의 과학기술과 불교] 23. 번뇌 일어남도 순간적인 번뇌작용
2003년도 연두교시에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연료전지의 개발을 위해 약 1조원의 연구비를 책정키로 하고 국회의 동의를 구했다. 이를 계기로 연료전지 연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게 됐다.
연료전지는 ‘fuel cell’의 번역으로, 마치 자동차에 휘발유를 충전하듯이 수소를 충전하면 전지로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휘발유로 움직이는 자동차보다 오히려 모터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먼저 출현했다. 공학기술에서는 단위 부피당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양이 중요한데, 휘발유에 비해서 전지로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가 훨씬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부피를 가지고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짧아 충전을 자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 같은 이유로 100년 전 사라졌던 전지 자동차가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은 역사적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전지가 전기를 만드는 원리는 간단한 산화·환원반응에 기초한다. 물질들은 각기 성질이 달라서 전자를 주고받는 능력이 다르다. 예를 들어서 구리와 아연을 전해질 용액에 담구면, 아연은 전자를 주면서 +이온이 되고, 구리에는 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외부에서 전구를 달아주면, 이 전자가 흘러서 전구를 켜는 것이다. 이렇게 전자를 주려는 물질(산화작용)과 전자를 받으려고 하는 물질(환원작용)의 성질 차이로 전기가 발생된다.
이러한 전자의 주고받음에 의한 전기화학적인 반응은 우리 몸이 음식에 의해서 에너지를 얻는 것, 심지어 생각하고, 사랑하는 것의 기본을 이룬다. 가령 음식은 소화기관에서 탄소물질로 변하는데, 이 탄소물질이 산소에 전자를 주는 산화작용에 의해서 에너지를 내어 놓음으로써 우리 몸의 체온과 필요한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여기서 부산물로 이산화탄소를 내어놓는 작용이 호흡이다.
글: 박영준 교수/서울대 전기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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