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주례사 [금고옥조]입니

[스크랩] 이 보게 친구 / 서산대사

장백산-1 2010. 8. 26. 00:22

 

 
 
 
 
 



       

       
               이 보게 친구 / 서산대사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 순간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 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출처 : 별밤 친구들
글쓴이 : 이뿐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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