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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효소에 의한 소화가 화학적 소화라면 물리적 소화는 음식물을 혼합하고 기계적으로 잘게 부수는 행위를 가리킨다.

장백산-1 2012. 3. 18. 20:52

 

작은 창자

위를 통과한 음식은 창자로 들어간다. 위벽의 수축작용을 통해 음식물이 물리적으로 부서지기도 하고, 위에서 여러 가지 소화효소가 분비되어 화학적으로 분해되기도 하지만 위를 통과할 때까지 일어나는 소화는 전체 소화의 반이 채 되지 않는다. 즉 위보다는 창자에서 소화되는 정도가 더 크다는 뜻이다. 창자는 작은창자(소장)와 큰창자(대장)로 나뉘어진다. 작은창자의 길이는 약 6m이지만 큰창자의 길이는 불과(?) 1.5m 정도다. 그러므로 크고 작은 구분이 길이에 의한 것이 아님은  금방 눈치챌 수가 있다. 그렇다면 이름에서 크고 작음을 구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정답은 굵기이다. 작은창자의 굵기는 약 2.5~4cm 정도지만 큰창자는 약 7.5cm로 작은 창자보다 훨씬 굵다. 흔히 볼 수 있는 인체 내부 그림에서 배쪽에 꼬불꼬불한 모양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장기가 바로 작은창자다. “산길이 아주 꼬불꼬불하고 험하다”, 또는 “세상일이 험하고 복잡하여 살아가기가 힘들다”를 의미하는 구절양장(九折羊腸)이란 말은 문자 그대로 아홉 번 굽어진 양의 창자를 가리킨다. 포유동물의 창자는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꼬불꼬불하므로 서로 닮은 모양을 하고 있다.

작은창자를 한문으로 옮기면 소장(小腸)이 된다. 소장은 십이지장(샘창자), 공장(빈창자), 회장(돌창자) 등 세 부위로 나눌 수 있다. 아직까지 샘창자, 빈창자, 돌창자와 같은 한글용어에 익숙지 않으신 분들은 과거에 많이 사용한 한문식 용어를 사용하곤 한다. 하기야 한글식 용어가 익숙지 않다 해도 공장이나 회장 같은 한문식 용어도 익숙지 않은 것이 문제이긴 하다.

 

용어가 익숙하다, 아니다는 일상생활에서 접할 기회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 결정된다. 20세기 초, 서양의학이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되던 시기에는 적합한 용어를 찾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 후 일본의 지배를 받으며 일본식 한자 용어를 빌려다 쓰다 보니 소장, 십이지장, 공장, 회장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것이다. 당장은 익숙지 않겠지만 미래지향적인 차원에서 샘창자, 빈창자, 돌창자라는 이름이 더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샘창자란 특정 물질을 분비하는 분비샘이 발달되어 있다는 뜻이고, 빈창자는 평소에 비어 있다는 뜻이며, 돌창자는 돌기모양을 하고 있다는 뜻에서 생긴 이름이다.

 샘창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면 위에서 완전히 소화되지 못한 음식을 완전히 소화하는 것과 이렇게 소화된 음식으로부터 생겨난 영양소를 흡수하는 것이다. 샘창자는 쓸개즙과 이자액의 도움을 받아 화학적 소화를 담당한다. 지질 소화를 위한 쓸개즙의 역할은 7월 20일자 오늘의 과학(쓸개)에서 기술한 바 있다.

이자(췌장)는 탄수화물 분해효소(carbohydrase), 지질 분해효소(lipase), 핵산 분해효소(nuclease), 단백질 분해효소(protease) 등을 모두 분비한다. 아밀라아제(amylase)는 탄수화물 분해효소, 리파아제(lipase)는 지질 분해효소, 트립신(trypsin), 키모트립신(chymotrypsin), 카르복시펩티다아제(carboxypeptidase) 등이 단백질 분해효소에 해당한다. 효소에 의한 소화가 화학적 소화라면 물리적 소화는 음식물을 혼합하고 기계적으로 잘게 부수는 행위를 가리킨다. 샘창자에서는 미즙과 소화효소, 점액을 혼합하기 위해 분절운동을 한다. 또 음식물을 더 잘게 부수기 위해 계속 꿈틀거리는데 이를 연동운동(蠕動運動) 또는 꿈틀운동이라 한다.

 

 

 

 

샘창자, 빈창자, 돌창자의 길이는 각각 약 25cm, 2.5m, 3.5m 정도이다. 샘창자의 길이가 아주 짧은 데다 연동운동이 잘 일어나므로 음식물은 쉽게 샘창자를 빠져나간다. 그러므로 흡수가 일어나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창자벽의 모양도 흡수에  유리하지 않다. 사람의 몸에서 일어나는 흡수과정의 약 90%는 작은창자에서 일어나고, 약 10%만이 큰창자에서 일어난다. 작은창자에서 일어나는 흡수의 대부분은 빈창자에서 일어나므로 빈창자는 흡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이왕 입으로 들어온 음식을 열심히 소화시켜 놓았으니 몸에서 흡수하지 않고, 그냥 대변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게 되면 아주 아까울 것이다. 소화시키느라 노력한 것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작은창자의 벽에는 미세융모라 하여 흡수를 잘 할 수 있는 특수한 구조물이 발달되어 있다. 미세융모는 아주 작은 털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흡수를 위한 첫 단계는 소장벽이 영양소와 접촉하는 것이다. 그래야 세포내로 영양소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 이엠생명과학연구원
글쓴이 : 양서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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