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와서 어디로 갑니까?
일터로 나가고 있습니까? 마음에 세운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습니까? 어디 갈 곳이 없나 이리저리 두리
번 거리며 살피고 있습니까? 아무 생각도 없이 세파에 떠밀려 함께 흘러가고 있습니까?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의 현전(現前)이라는 가는 곳도 없고 오는 곳도 없는 소식이 있습니다. 제아무리 멀리 떠나
갔어도 떠난 적이 없는 소식이 있습니다. 일터로 나갔어도 일터의 모습은 그러할지라도 본래는 일터도
없고, 일터로 나간 사람도 없고, 일터로 나아간 적도 없습니다. 마음에 세워둔 목표를 향해 부단히 노력
하고 애쓰고는 있지만, 본래는 마음도 없고 목표도 없고, 온갖 애씀과 노력이 본래는 아무런 흔적도
자취도 없습니다.
나아갈 곳을 향해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살피고 있지만 이 자리는 나아갈 곳이 끊어진 소식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세파에 떠밀려 함께 흘러가고 있다고 여기지만, 생각이 있을 때나 생각이 없을 때나
생각 없이 세파에 떠밀려 산다고 여길 때나 감도 옴도 없는 전혀 움직임이 없는 부동(不動)의 고요함,
寂滅, 眞空이 있습니다.
이 세상으로 드러나는 모든 감각의 대상 경계들을 향해 일어나서 출렁이는 욕망을 멈추어 보십시오.
그 모든 감각의 대상은 그 모든 감각의 대상이 드러나는 그 자리에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의 마음에서 일어난 분별심 분별의식이 이 세상으로 드러나는 모든 감각의 대상들을
존재케해서 그것들을 더욱 빛나 보이게 하며 그것들에 대한 욕망을 계속적으로 반복해서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 세상으로 드러나는 그 모든 감각의 대상들과 그것들을 욕망하는 나는 모두가 전 부 다
텅~빈 바탕마음에서 일어난 고요한 일, 즉 꿈, 허깨비, 신기루, 물거품, 그림자 같은 것들입니다.
마음 속에서 출렁이고 일렁이는 모양 모습 형태, 느낌 감정, 생각 이미지 상상, 욕망 욕구 충동 의지
의도, 분별심 분별의식 인식 견해 지견 알음알이를 냉정하게 깊이 바라보십시오.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그런 모든 것들 역시 고정불변하는 실체로서 실재하는 것들이 아닙니다. 그런 것들은 이 세상의 진실한
모습, 실상(實相)을 알지 못하는 분별심 분별의식 인식 견해 지견 알음알이(識)이 지금 까지 살아온 삶의
흔적의 에너지라는 경험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허망한 그림자 놀음, 개념놀이, 이름놀이일 뿐입니다.
그 모든 마음 안팎의 대상 경계가 텅~빈 바탕마음, 때가 안낀 깨끗한 거울과 같은 마음에서 일어난 고정
불변하는 실체가 없는 가짜들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분리 분별하는 분별심 분별의식, 이 마음이 만들어 낸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는 것들
입니다. 그러니 이 세상 모든 것에 집착할 필요나 이유도 없고, 시비 분별 비교 판단 해석하는 생각을 일
으켜 그것들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밝히려고 온갖 애를 쓰고 발버둥 칠 이유도 전쳐 없습니다. 집착심은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존재한다는 어리석은 착각과 잘못된 믿음에서 일어난 허망한 마음이고, 이 세상 모든
것들의 본질을 해부해서 규명하려는 생각은 그 생각 자체가 본래 허망한 것인 줄 모르고 해오던 습관 따라
치달리는 어리석은 마음, 분별심 분별의식 인식의 행태입니다.
아무리 먼 길을 떠나 갔더라도 결코 간 적이 없고, 갈 수도 없습니다. 마음에 세운 목표를 따라 온갖 노력을
다 하더라도 비록 그 노력에 따른 결과는 얻을 수는 있지만, 그 결과 자체도 본래 무상(無常)한 것이고,
텅~비어서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세파에 함께 떠밀려 살아와 내 인생이
허망하다는 말을 하더라도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본래 산 일도 없고 밀려간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분별의 세계, 이 세상은 이 텅~빈 바탕마음에서 펼쳐지고 있는 영화와 같은 가상현실 입니다.
이 세상 모든 일, 모든 것이 온 곳 없고 간 곳 없어 오고 간 곳 없이 가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진실이
우리 인간들이 마주치는 세상의 진실한 모습, 실상이며, 본래 아무 일도 없는 세계입니다. 마음 안팎으로
이리저리 치달리는 분별심과 집착심을 쉬어 보십시오. 쉬는 그곳 거기에 삶의 진실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 릴라님
가져온 곳 : 카페 >무진장 - 행운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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