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을 보고, 감촉을 느끼고, 아는 채 그대로 그것들이 아니다
< 질문 > 다 큰 아들이 하는 매사가 마음에 안 들어서 너무 짜증이 납니다.
< 답변 >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을보고, 감촉을 느끼고, 아는 그대로인
채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을 보고, 감촉을 느끼고, 아는 게 아닌 거요.
왜 그렇겠소? 만법(물질적인 현상이건 정신적인 현상이건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자체의 성품이 없어서
작용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오. 안으로 ‘나’라고 할만한 ‘나’도 없고, 밖으로 ‘내’가 보고 듣고 하는 빛깔
모양, 소리, 냄새, 맛, 감촉, 아는 그 자체가 실체가 없는 거요. 전부가 다 인연(因緣)으로 말미암아 실제로
있는 듯이 보일 뿐이지, 전부 꿈, 환(幻), 물거품, 그림자, 이슬, 번개 같아서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소.
이렁 사실 이걸 모르고 이 세상 모든 것들이 고정불변하는 실체인 줄 잘못 알고 꿈, 환(幻), 물거품,
그림자, 이슬, 번개 같은 이 세상 모든 것에 집착하는 게 범부요. 그중에 제일 모질게 집착하는 게 이
육신을 ‘나’와 동일시 해서 집착하는 거요. 이 고깃덩어리를 ‘나’라고 알고 이 ‘나’를 어떻게 하면 이롭게
편하게 잘 먹이고 잘 지키는 가에만 골몰 하고 있는 거요.
육근(六根 ; 눈, 귀, 코, 혀, 피부, 마음), 육진(六塵 ; 색깔 모양, 소리, 냄새, 맛, 감촉, 생각), 육식(六識 ;
눈의 의식, 귀의 의식, 코의 의식, 혀의 의식, 피부의 의식, 현재의식)이 다 실체가 없소. 그래서 감관
(感官), 즉 봐서 알고, 들어서 알고, 냄새맡아서 알고, 맛봐서 알고, 만져봐서 알고, 생각해서 아는 그
지각활동이 몽땅 다 빈 거라 실체가 없다는 얘기요.
논두렁 밭두렁에 서있는 허수아비가 감관이 있소, 없소? 여러분은 어떻소? 지금 내로라고 뻣대면서
앉았다 섰다 왔다 갔다 누웠다 일어났다 말을 하다 침묵 하다 하는 놈을 포함해서, 모습이 있고 이름이
있고 뜻이 있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전부 다 꿈, 환상(幻想), 물거품, 그림자, 이슬, 번개 같은 거요.
실체가 없는 거요. 실체가 없다 얘기는 저만의 독립적인 자체성이 없어서 다른 무엇에 의지해서만 있는
그림자나 메아리와 같다는 얘기요. 다만 잠시잠깐 있는 듯 할 뿐이오. 산하대지 삼라만상, 유정 무정
할 것 없이 이 세상 모든 게 꿈, 환상(幻想), 물거품, 그림자, 이슬, 번개 같은 것으로 그렇소.
연기(緣起)는 무기(無起)라 말하는데, 인연 따라 일어나는 것은 그게 무엇이건 간에 겉으로 보건 데에는
실제로 일어나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일어나는 게 전혀 없는 거요.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보고
있는 이대로인 채로 보고 있는 게 아니라는 말뜻을 알겠소?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 자기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면 꿈속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 모든 것들에
관여하고 간섭하고 그것들과 엎치락 뒤치락 하느라 정신 못 차리게 돼 있소. 이 말을 알아듣지 못하면
법문 아무리 많이 들어봐야 전혀 소용없소.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들이 실제인 줄 알고 거기에 폭삭
엎어지는 사람은 그 누구도 그런 사람을 구제하지 못한다 했소.
- 현정선원 대우거사님 / 가산님 제공 - 무진장 행운의 집 cafe.daum.net/yourhappy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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