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깨달음과 자동적이고 습관적으로 굳어버린 생각의 패턴

장백산-1 2019. 9. 1. 18:49

깨달음과 자동적이고 습관적으로 굳어버린 생각의 패턴


깨달음은 어느 한 순간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사건이자 동시에 오랜 세월에 걸쳐 성숙되는 과정입니다. 

이치는 비록 문득 한 순간에 깨닫지만 이 세상으로 드러난 현상들은 갑작스럽게 제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사돈오 사비돈제 理卽頓悟 事非頓除). 따라서 한 순간 갑작스런 인식의 전환 이후에 진정한 마음공부, 

즉 수행의 여정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거칠게 이같은 말을 정리해 보면, 실체가 없는 환상(幻想)인 생각을 믿고 의지하고 사는 조건화된 삶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허망한 생각보다 광대하고 자유로운 자각(自覺)으로서 삶과의 관계를 새롭게 맺는 

것이 깨달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생각과 동일시하던 생각에서 벗어나 그 생각의 근원이 

자각이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임에 익숙해져 가는 과정이 마음공부입니다.


한 순간 실체가 없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통해 자각(自覺)의 존재를 확인했다 하더라도 사람들 

십줄팔구는 다시 생각이라는 감옥에서 구속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자각(自覺)의 존재에 대한 강렬한 

인상이 더 이상 실체가 없는 환상(幻想)일 뿐인 생각으로 하여금 습관적이고 자동반사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한 동안은 익숙했던 삶의 패턴에 혼란이 온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깨달음의 초입에서 명심해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갑작스런 인식의 전환이 오는 순간 경험했던 현상

적인 경험들을 깨달음의 본질로 오해하고 현상적인 경험들로 그 이후의 경험을 비교하여 판단하면 안 

됩니다. ‘그때는 분명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구나’ 하는 체험 이후의 혼란은 그러한 잘못된 비교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또 한 순간에 인식의 전환이 올 때 잠시 경험하는 편안함, 의문의 소멸, 더 이상 할 것 없다는 느낌 때문

에 자기도 모르게 ‘마음공부가 끝난 것이다’라는 잘못된 판단을 내릴 위험이 있습니다. 그때는 공부를 

도와주는 사람의 충고나 경고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자신도 깨달은 사람이라는 미세한 망상을 좇아가기

에 마음공부 길에서 멀어질소지가 있습니다.


이때부터 깨달음의 과정을 먼저 경험한 사람들과 자주 만나서 아직 남아있는 자동적이고 습관적으로

굳어버린 생각의 패턴이나 미묘한 망상들을 소멸하는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금광석도 제련 과정을 

거쳐야 쓸모가 있는 금이 되고 옥돌도 다듬어야 보석이 됩니다. 너무 일찍 혼자 공부하게 되면 또 다시 

실체가 없는 허망한 생각을 믿고 생각에 의지하는 자동적이고 습관적인 익숙한 생각의 패턴으로 돌아

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생각이라는 감옥안에 갇혀 있게 됩니다.


그래서 마음공부는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통해서 이어지는 법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직접적인 만남에서 

생각과 말이라는 방편 너머의 무언가가 현상적으로 전해지는 바 없이 전해지는 것입니다. 이를 일러 이심

전심(以心傳心)이라 합니다. 생각과 말이 없는 소통과 공명(共鳴), 공감(共感)이 마음공부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마음공부는 ‘호랑이 눈을 뜨고 소걸음으로 걸어간다(호시우행 虎視牛步)’라는 말처럼 매 순간

자각(自覺)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야 합니다. 마음공부는 의식이 의도적으로 개발되고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이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성숙해야 합니다. 정리하고 분석하고 소유하고 제거하는 것이 

마음공부가 아니라, 매 순간 알아차리고, 내려놓고, 내맡기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함께 공부

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비추어 주는 좋은 거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 착한 벗(善友), 착한 도반

(道伴)입니다.


착한 벗 착한 동무 착한 친구는 어려움을 없애주는 친구고, 이로움을 만들어주는 친구고, 어려울 때

버리지 않는 친구입니다.


- 몽지와 릴라 -  무진장 행운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