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촛불혁명 이후 세상이 바뀌면 생각도 그에 맞춰 바뀌어야 합니다. 과거에 부당한 상처를 입었고, 지금도 사과하는 사람이 없지만, 사람들은 사과한 사실이 없다는 것은 관심이 없고, 이제는 세상이 바뀌어, 자유롭지 않느냐고만 하지요.
a: 개혁론자들은 세상 밝아질 때 가장 위태롭다는 말이 있어요.
나: 여전하여
나: 세상이 밝아졌는지에 대한 평가를 달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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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사람들이 옷을 갈아입고 여전히 덮을 사건은 덮고, 뒤질 사건은 뒤지며 수사로 정치를 하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착시현상에 속아 여전한 검찰에 환호하는 것을 보며 참 허탈했고,
작년 7월 검찰 선배와 저런 대화를 나누며 뻔히 다 아는 처지에 동료의 자가당착에 황당했지요.
감찰제보시스템과 국민신문고를 통해 대검과 법무부에 문제 제기를 수없이 했고, 장관에게 메일도 보내며 종종거리고 있습니다만,
법무부에서 검찰개혁을 하리라는 기대를 결국 접었어요.
예컨대, 서지현검사가 문제 제기를 했을 때 법무부 검찰국은 인사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지요. 안태근이 직권남용으로 기소되고, 실형 선고가 났는데, 그때 인사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검찰국 사람들은 어떠한 문책도 받지 않고 계속 중용되었거든요. 그 시절 검사 인사가 얼마나 불공정하였는지는 서지현 검사건만 수사로 겨우 밝혀졌습니다.
박균택, 윤대진 검찰국장, 권순정, 신자용 검찰과장 등 문제 없다고 우기는 사람들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매우 잘 나갔던 사람들이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을테고, 문제를 밝힐 의지도 전혀 없을테니까요.
참여정부때마냥 검찰개혁이 말만 하다 끝나겠구나 싶어서 부득이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하고, 재정신청을 염두에 두고 고발장들을 제출했습니다.
법원을 통한 검찰개혁..
제가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발버둥이니까요.
2015년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을 다 조사하고도 그 진술서들을 숨겨놓은 채 성폭력검사들에게 명예퇴직금, 퇴직금 쥐어주며 조용히 내보낸 직무유기 검사들에 대한 감찰 요청을 뭉개 징계시효를 도과시키고,
그 고발사건을 중앙지검이 1년 3개월이 넘도록 뭉개면서,
어떤 고발장들에 대하여는 정의를 부르짖으며 특수부 화력을 집중하여 파헤치는 모습은 역시 검찰공화국이다!!! 싶어 익숙하긴 한데,
너무 노골적이라 당황스럽습니다.
고발장 표지들을 보며 이건 파헤칠 사건이라고 감이 오면 특수부 전인력을 투입하여 샅샅이 살피고,
이건 파헤치면 안 되는 사건이라고 감이 오면 춘천지검 형사부 안미현 검사에게 강원랜드 사건 배당했듯 매일매일 수십건의 사건을 배당받는 형사부 검사실에 배당하고...
검찰이 사건 배당과 투입인력으로 장난치는걸 한두번 본게 아니긴 합니다만,
검찰의 정치개입이 참… 노골적이다.. 싶네요.
태풍이 몰려옵니다.
강남역 고공농성 중인 김용희님은 어떠실지, 추석을 앞두고 망연자실 중인 농부들의 시름은 어떠실지.. 태풍에 쓰러진 가로수 사진을 보며 많은 분들의 마음이 복잡하실텐데, 검찰로 인해 시름 하나 크게 보태드려 죄송합니다.
p.s. 죽은 줄 알았던 수국에서 싹이 나 경이롭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작은 화분이 더이상 감당 못 할 뻗어올림이 눈부셔 분갈이를 했더니 더욱 기운차게 줄기를 뻗어내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검찰개혁이 제대로 되어 ‘검찰의 검찰’이 ‘국민의 검찰’로 분갈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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