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는 아무 일도 없다. - - 몽지&릴라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생각하기를 해야 할 일이 눈앞, 지금 여기에 있다고 여긴다. 해야 할 그 일을
생각하고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궁리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그런 생각과는 달리 정작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순간 이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은 아주 단순한 일 한 두 가지이거나 아무 일도 없을지도
모른다. 방이 어두워 커튼을 여는 일이거나 물을 마시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여는 일 정도일 것이다.
사람들은 이같은 일은 일도 아니라고 여길 것이다. 이같은 일은 많은 생각이나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이 이루어진다.
사람들이 일이라고 여기는 것은 커다란 생각이거나 환상이거나 있지도 않은 상상일 것이다. 습관적
으로 세우는 터무니없는 계획들, 실현된 적이 없는 거대한 대비책일 뿐이다. 그런 생각 환상 상상에
사로잡히면 긴장이 되고 초조해지고 몸과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영원히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일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일어난 텅~빈 생각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어떤 일이 있다면 그 일은 직면한 무엇이 아닌 어떤 생각이 아닐까?
일이 많다고 여기는 것은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있지도 않은 일,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제멋대로
생각하고 상상한 때문이 아닐까?
정작 내 몸이 필요한 일은 손에 꼽힐 정도이다. 어쩌면 아무 일이 없는지도 모른다. 어떤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내 고민과 노력의 결과라기 보다는 그리 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했더라도 그것은 전적으로 내 노력 덕분이 아니라 그런 해결책이 저절로 떠올랐거나 나를 둘러
싸고 있는 주위 환경이 도왔기 때문이다.
저절로 모든 일은 이루어지고 있거나 모든 일은 저절로 떠나가고 있다. 그냥 저절로 그러고 있다.
어쩌면 아무 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사로잡힌 생각을
내려놓으면 저절로 일어나는 '일 없는 일만' 저절로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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