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절로절로(自然自然)

장백산-1 2020. 8. 19. 11:51

절로절로(自然自然)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던져두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언제 보고 들어도 마음 한구석에 잔잔한 감동이 흐르는 명문장입니다

나옹 스님이 지으셨다는 이 시는 우리 모두가 꿈꾸는 이상향을 풀이를 달만한 
어려운 구절 없이도 우리네 마음을 잘 표현하신듯 합니다

인간사에 있어서 지나친 탐욕이 부르는 재앙으로 인해 패가 망신하는 일이 얼마나 많으며
한때의 성나는 마음을 조절하지 못하여 저지른 재앙이 또 얼마나 클것이며 그로 인해 일으킨 
어리석음의 양은 수미산보다 높고 허공보다 크며 바다보다 깊으면 깊다 하겠습니다

설령 그러한 속을 헤쳐나가면서 살아야 하는 우리들의 숙명이지만 무심히 한생각 내려 놓고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바라보면 이 세상 모든 것이 부질없고 허망하여 실다운 모습이 없는 
허깨비 놀음에 불과하다 할 것입니다

오늘은 얼마나 욕심에 끄달리고, 성냄의 노예가 되어서 힘들었는지 스스로를 돌아 보면서 
마음 한자락 청산을 베개삼고 누워서 허공에 비춰친 자신의 모습을 돌아 보아야 하겠습니다


자연(自然)이라는 말은 스스로 자(自)에 그러할 연(然)이 합한 말인데, 스스로 그러하다를 
한글로 하면 '제절로' 혹은 '저절로'라는 말이 될것이니

산도 저절로 그러하고 물도 저절로 그러하고
산수간에 사는 나도 저절로 그렇게 살아가야
자연스런 삶이라 할 것입니다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절로 수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산수간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靑山自然自然  綠水自然自然 (청산자연자연 녹수자연자연)
청산절로절로  녹수절로절로

山自然 水自然 山水間我亦自然 (산자연 수자연 산수간아역자연)
산절로 물절로 산과 물 사이 나도 절로

已矣哉 自然生來人生 將自然自然老 (기어재 자연생래인생 장자연자연노)
아마도 절로 난 몸이라 늙기도 절로절로

"푸른 산도 자연이요, 푸른 물도 자연이로다.
산도 자연이고 물도 자연인데, 그 산과 물 사이에 살고 있는 나도 자연이로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자연대로 자란 몸이니, 늙기도 자연대로 하리라."

조선 중기의 문신 김인후의 自然歌(자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