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실상

장백산-1 2020. 11. 23. 17:31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실상   - - 몽지

마음공부는  지금 여기 있는 자신을 확인하는 공부다. 자기 마음을 떠나서는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눈을 뜨는 공부이다. 이 세상 모든 존재와 시간과 공간과 다양한 
사건 사고들은 모두 마음에서 일어나는 분별심 따라 펼쳐치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본래 텅 비었다.

사람들은 내 몸 또는 자아를 기준으로 삼아 밖에 있는 물리적인 현상은 밖에 존재하는 것으로, 안에서 
일어나는 심리적인 현상은 안에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몸과 자아라는 것도 이 텅 빈 마음에서 
일어나는 분별의식, 분별심일 뿐이다. 이 사실을 돌아보지 않은 채 물리적인 생김새인 모양 따라 정신
적인 현상인 느낌 감정, 생각 상상 이미지, 욕망 욕구 충동 의지 의도, 인식 분별심 분별의식을 따로따로 
받아들였다.

마음공부는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일을 있는 그대로 보는 눈을 갖추고서 그 사실에 맞게 살아가는 
공부다. 사람들이 괴로움을 느끼는 이유는 어떤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일어난 그 일이 모두 
텅 빈 마음에 비친 실체가 없는 허망한 것이라는 사실에 어둡기 때문이다. 또 이 사실을 깨달았더라도 
이 사실이 분명하지 않아 예전의 분별하는 마음의 습관대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의 삶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일치할 때 모든 장애와 괴로움은 사라진다.

있는 그대로란 세상을 분별하면서 살아온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가 무엇인지 
모른다. 일어나는 현상을 고정관념에 갇여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모양 따라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있는 그대로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일어나는 일이 텅 빈 이 마음의 표상이
어서 어느 것도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안목이 열리면 있는 것이 없는 것이고 없는 것이 있는 것인 
있는 그대로의 세상, 삶을 보게 된다.

살아오면서 생기고 굳어진 고정관념과 잘못된 기준들은 본래 것이 아니다. 옛사람들은 고정관념과 
잘못된 기준들을 때묻은 옷에 비유했다. 고정관념이나 잘못된 기준들은 마치 낡은 옷과 같고 더러운 
누더기와 같은 것들인데 사람들은 그것을 마치 자신의 몸이고 실재인 것처럼 집착하고 있다. 마음공부는 
마음속에서 집착하는 때묻은 옷의 정체를 깨달아 거기에서 자유로워질 뿐 달리 깨달음이라는 새 옷을 
입는 일이 아니다.

분별의식, 분별심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분별의식, 분별심이 본래 텅 빈 마음이라는 사실에 어두웠을 
때 분별의식, 분별심은 문제가 된다.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깨달으면 관념이나 생각들이 삶에 필요한 
도구라는 사실을 깨우치게 된다. 추우면 두꺼운 옷을 입고 더우면 얇은 옷을 입는 것처럼 상황에 따라 
생각이나 관념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대신 그런 생각이나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게 된다. 마치 
겨울에 여름 옷을 집착하지 않고 여름에 겨울옷을 집착하지 않아서 계절에 따라 옷을 바꿔 입듯이 
생각이나 관념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필요하게 쓸 뿐 집착하지 않게 된다. 고정된 생각이라는 것은 
본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 텅~빈 바탕자리, 텅~빈 마음에서 생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느낌
감정 감각, 여러 가지 인식작용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서 이렇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인연 
따라 일어난 고정된 실체가 없는 허망한 것들이 어우러져 사람을 만들고 사물을 만들고 시공간을 만들고 
사건들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순간순간 이렇게 창조되는 것이다.

너무도 순식간에 이런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사실을 쉽게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일어나는 분별의식, 분별심이 쉬어지면 이 세상 모든 것이 텅~빈 이 마음, 텅~빈 바탕자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사실이 깨달아지고 분별의식, 분별심이라는 것이 실체가 없는 것이라는 것을 
보게 된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 직면하는 여기 이 자리의 일이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나와 내가 마주한 세상의 정체를 깨닫는 일은 자랑할 일이 못된다. 스스로의 잘못과 착각에서 깨어난 
일은 자랑거리가 아니다. 자신의 실수를 돌아보고 허허 웃고 말 일이다. 자기에게서 일어난 생각에 사로
잡혀서 스스로 괴로움에 빠지고 남들을 괴롭혔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하게 된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눈뜨더라도 그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하늘은 푸르고 땅은 발아래 있다. 
사람들은 일터로 가고 아이들은 학교로 간다. 내게 주어진 일이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텅 빈 마음 그 자체라는 사실에 밝아서 이것이 참된 있는 그대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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