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관여하지 않아도 저절로 된다. --- 법상스님
당신이 처음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당신 스스로가 원해서 태어났을까? 지금의 이런 외모, 성별, 국적, 적성, 성격, 취미, 재능 등을 당신 스스로가 선택해서 태어났는가? 지금 현재 당신은 어떤가? 당신은 지금의 그 키를 스스로 선택했는가? 만약 당신이 아프거나, 특정부분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그것은 어떤가? 당신은 당신의 거친 피부를 스스로 선택했는가? 나이드는 것은 어떤가? 지금 이렇게 나이들어가는 것을 스스로 선택했는가? 이 모든 것들의 결정이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저절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침에 밥을 먹고 나면 소화를 내가 시키는가? 아니다 저절로 이루어진다. 화장실 가는 것도 때가 되면 저절로 가진다.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어떨까? 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까? 아니다. 저절로 된다. 생(生), 노(老), 병(病), 사(死)에 내가 관여할 수도 없고 관여할 여지도 없다.
물론 스스로 노력하고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음식도 먹고, 건강 관리도 하고, 운동도 하고, 피부관리도 받고 있다고 항변하겠지만, 정말로 그 노력이 결과를 바꿀 수 있을까? 늙는 것도 시절인연(時節因緣) 따라 이루어지고, 병드는 것도 시절인연(時節因緣) 따라 이루어지고, 죽는 것도 시절인연(時節因緣) 따라 저절로 이루어진다. 사실은, 생(生) 노(老) 병(病) 사(死), 생김새, 키, 소화, 피부, 배설 등 거기에 '개입될 '나'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없기 때문이다, 즉 무아(無我)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내가 인생을 산다고 착각해서 그렇다고 여기고, 내가 노력해야 좋은 인생을 산다고 착각해서 그렇다고 여기며 살아왔겠지만, 삶의 가장 중요한 에센스(essence)에서 사람들은 '나'가 철저히 배재됨을 점점 깨닫는다. 몸도 내가 아니고, 느낌, 생각, 의도, 의식도 내가 아니다. 오온개공(五蘊皆空 : 몸, 느낌, 생각, 의도, 의식이 다 공하다) 또는 오온무아(五蘊無我 : 몸, 느낌, 생각, 의도, 의식이 다 내가 아니다)를 말하는 것이다.
당신 스스로가 숨을 쉬는가? 아니다. 숨은 저절로 쉬어진다. 사실이 그러니 애쓸 것이 없다. 삶은 저절로 흘러간다. 삶을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이 저절로 살려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철저히 내 생각이 만들어낸 개념(槪念)이고 환상(幻想)이며 거짓이다.
무아(無我)! 그러니 아무 걱정할 것 없다. 내가 있으면 내가 노력해서 잘 살려고 바둥거리며 살아야 하겠지만, 살 내가 없으니 그저 그냥 저절로 살려지면 된다. '나'라는 개념(槪念) 환상(幻想) 거짓만 푹 쉬어지면, 삶은 저절로 완전하게 살려진다. 그러니 그저 푹 쉬어도 좋다.
'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은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 완전하다. (0) | 2021.04.15 |
---|---|
굳이 말을 해서 자랑하지 말라 (0) | 2021.04.15 |
'그것'은 바로 '이것'이다. (0) | 2021.04.12 |
<마음(心)을 떠나 다른 부처(佛)는 없다> (0) | 2021.04.07 |
<세상 모든 것은 안의 문제다> (0) | 2021.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