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서 증명된 무상(無常)의 이치 - 삼법인 강의(4) / 법상스님
현대과학과 무상(無常)의 이치
앞서 살펴보았듯이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무상(無常)하다는 것이 첫 번째 진리(眞理)의 법인(法印)이다. 그런데 현대과학(現代科學)에서는 과연 무상(無常)의 이치(理致)를 어떻게 볼까. 미시와 거시의 현대 물리학을 살펴보면 놀랍게도 불교의 가르침인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이치(理致)를 고스란히 증명해 주고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무상(無常)하다는 이치(理致)를 증명해 보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세상 모든 것을 쪼개고 쪼개서 가장 작게 쪼개질 수 있는 물질(物質)의 최소(最小) 단위(單位)에 대해 무상(無常)을 입증해 보이는 것과 이 세상 모든 것을 넓히고 넓혀서 가장 넓게 확장했을 때의 우주 전체가 무상(無常)하다는 이치를 입증해 보이는 방법이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만드는 물질의 최소 단위가 모두 무상(無常)하고, 나아가 이 세상을 확장하여 온 우주 전체가 무상(無常)하면 그 안에서 살고 있는 모든 존재 또한 무상(無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대 물리학에서 말하는 미시세계와 거시세계가 고정불변(固定不變)하는 실체(實體)가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상(無常)한 존재라는 사실을 밝히면 된다.
그러면 먼저 현대 물리학의 미시(微視)의 세계(世界)로 들어가 보자.
불교에서 말하는 극미(極微)라는 단어와 견줄 수 있는 물질의 최소단위를 과학에서는 일찍부터 원자(原子)라고 했다. 그런데 후대에 물리학이 더욱 발전되면서 원자(原子)는 양성자(陽性子), 중성자(中性子), 음전자(陰電子)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았고, 또한 이 양성자와 중성자도 궁극(窮極)인 물질이 아니라 다시 수없이 많은 미립자(微粒子)로 이루어 져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런데 이 무수한 미립자(微粒子)들은 찰나찰나 순간순간 생성(生成)과 소멸(消滅을 반복한다는 사실이 현대물리학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이 미립자(微粒子)들의 전형적인 생명은 10(-23승)초이다. 이렇게 이야기 하니 잘 이해가 안 될 것인데, 쉽게 말해 미립자(微粒子)의 생명과 1초와의 비는 1초와 약 300조년의 비와 같다고 한다. 300조 년은 지구 역사의 60만 배이며 우주 역사의 20만 배나 되는 긴 시간이다.
그야말로 찰나 동안 무수한 미립자(微粒子)들이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아니 미립자(微粒子)의 생명이 이 정도면 생성과 동시(同時)에 소멸한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우주 전체와 그 안의 모든 것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그 모습 그대로를 항상 유지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찰나로 생성 소멸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 과학에서조차 물질의 최소 단위로 알려진 미립자(微粒子)들이 찰나찰나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이치(理致)대로 운행된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그러면 이번에는 거시세계(巨視世界)에 대해서 살펴보자.
우선 태양 주위에는 지구를 포함한 9개 혹은 8개의 행성(명왕성을 빼면)이 있고 각각의 행성 주위에 위성이 있으며 이들 전체를 태양계라고 부른다. 수소를 헬륨으로 바꾸는 핵융합 반응을 하면서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를 항성(恒星) 혹은 별이라고 부르는데, 태양계에서 의 별(항성)은 태양(太陽) 단 하나뿐이다.
태양계의 제일 바깥에 있는 행성인 명왕성까지의 거리는 약 60억 km 정도이며, 빛의 속도로 약 5시간이 걸린다. 이 태양계의 바깥에는 ‘우리은하’라는 별의 집단이 있는데, 여기에는 태양을 비롯하여 약 3천억 개의 별이 원판 모양의 형태로 배열되어 있다. 빛이 1년 걸려 가는 거리를 1광년이라고 하는데, 우리은하 안에서 별과 별 사이의 평균 거리는 대략 5광년이고 우리은하의 반지름은 약 5만 광년 정도 되며 태양은 그 가장자리에 위치한다.
내가 지리산에 갔을 때 장터목 산장에서 처음으로 선명한 은하수를 보고 한동안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기억이 있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은하수라는 것이 바로 우리은하 안에 있는 별들의 모임이다. 태양계가 우리은하의 가장자리에 있고 은하수가 납작한 원판 모양의 형태이기 때문에 지구에서 볼 때 우리은하에 속하는 대부분의 별들은 한쪽 방향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좀 더 나아가 우리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는 안드로메다 은하로 약 200만 광년의 거리에 있다. 이 안드로메다 은하와 우리은하를 포함하여 20여 개의 주변 은하가 하나의 지역군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를 ‘우리지역군’이라고 부른다. 이 우리지역군에서 6000만 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버고 은하단'이 있으며, '버고 은하단' 안에는 약 2500개 정도의 은하가 포함되어 있다. '버고 은하'단은 다시 '버고초 은하단'의 일부가 되며, '버고초 은하단'의 근처에는 이보다 더 큰 '코마초 은하단'이 존재한다. 여기까지가 현대 과학이 파악하고 있는 우주의 대략적인 모습이다. 물론 이것으로 우주를 다 파악했다고 할 수는 없다. 아직도 과학의 영역과 우리의 상상력까지도 초월할만한 무량광(無量光) 무량수(無量壽)의 우주가 있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면 이런 우주는 과연 변하지 않고 항상 하는 것일까? 별(항성), 은하, 은하단, 그리고 알 수 없는 우주는 과연 끝없는 생명을 가지고 영원히 존재하는 것인가? 현재 과학에서 밝혀진 사실에 입각해 본다면 그렇지 않다. 우주도 끊임없이 변화해 가며 성주괴공(成住壞空)의 과정을 거친다.
우주의 성주괴공(成住壞空)을 간단히 살펴보면, 위에서 설명했던 별이나 혹성 이외에도 별과 별 사이에는 대단히 넓은 공간에 수많은 물질이 존재하는데, 연기나 안개보다 희미하게 밀도가 적고 주성분이 수소로 이루어진 이 물질을 성간물질(星間物質)이라고 부른다. 이 성간물질(星間物質)은 우주 공간에 균일하지 않게 분포하여 있으며, 각 부분의 밀도는 끊임없이 변화해 간다. 그렇기에 이 성간물질(星間物質)은 언뜻 보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없는 무(無)의 상태는 아닌 것이다. 이 성간물질(星間物質)에서부터 이 세상 모든 것이 시작되고 생성되기 때문이다. 이 성간물질(星間物質)이 어느 정도 이상의 밀도로 모이고, 별에서 오는 빛에 의해 광압이 가해지면 성간물질(星間物質)의 덩어리는 밀집되는 경향을 갖는다. 이러한 밀집과 수축이 가속화되면 내부의 압력과 온도가 계속 올라가고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희미한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결국 1000만 도 이상 온도가 상승하면 핵융합 반응을 시작하고, 이 때 에너지가 빛의 형태로 우주 공간으로 방출(放出)된다.
즉 이것은 스스로 빛을 발하는 항성, 즉 별이 탄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성간물질(星間物質)이라는 공(空)의 단계에서 별이라는 성주괴공의 성(成)의 단계가 진행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별은 한동안 크기와 빛의 밝기가 대략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것이 성주괴공의 주(住)의 단계다. 그러나 주(住)의 단계도 변함 없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별의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수소 원자가 헬륨 원자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은 계속 일어난다. 그러면서 결국 핵융합 반응의 원료가 되는 수소를 다 쓰게 되면 결국 빛은 소멸되고 별의 일생은 끝나게 된다. 이것이 성주괴공의 괴(壞)의 단계이다. 그러고 나면 다시 공(空)의 단계가 되고, 다시 성(成) · 주(住) · 괴(怪) · 공(空)의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태양계의 태양도 이미 생성되고 나서 50억년 정도 핵융합 반응을 하며 성(成) 주(住)의 단계를 거치고 있으며 다시 50억 년 후가 되면 수소가 다 소멸되어 괴(怪) 공(空)의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고 하니, 미립자(微粒子)의 미시 세계처럼 거시세계인 우주 또한 항상 하는 것이 아니라 찰나찰나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으로서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이치(理致)로 운행되는 것임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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