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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사랑하기

장백산-1 2021. 6. 5. 17:09

내가 나를 사랑하기   - 법상스님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은 나에게 집착하고 내가 잘났다고 착각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나 자신의 모습, 내 능력, 내 외모, 내 성격, 내 재능, 내 학력, 내 직업, 내 재산 등등... 모든 조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나를 이루고 있는 모든 조건이며 인연들에 대해서 어느 것 하나 미워하거나 싫어할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의 그것들과 비교하여 열등하다고 느낄 것도 없습니다. 지금 여기 있는 이 모습 그대로의 나를 온전히 끌어 안을 수 있어야 하고 온전히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 중에서 좋아하는 부분 싫어하은 부분으로 나누어 놓고서는 좋아하은 부분에 대해해서는 나 잘난척 하는 우월의식(優越意識)으로 키워가고, 싫어하은 부분에 대해서는 나는 못났다는 열등의식(劣等意識)으로 키워갑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전부 인정하면서 이 모습 자체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끊임없이 남보다 잘나보이고 싶어하고, 남보다 우월하길 바라고, 남보다 더 좋은 것을 바라고 살아갑니다. 남과 계속 비교하고 그러다 보니 '나'에 대해서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고, 항상 남과 비교하여 남보다 더 잘나야 한다고 끊임없이 세뇌를 합니다.

삶의 목표가 '누구누구보다 더 잘 사는 것'  '누구만큼 부자되는 것' '누구보다 능력이 있을 것' '누구만큼 승진하는 것' 등등 항상 사람들의 삶의 목표는 다른 사람처럼 되는 것에 있었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내가 되는 것'에 있지 않았습니다. 자꾸만 남처럼 되려고 애쓰지 말고 '나 자신'이 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나 자신이 되는 일은 노력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나에게 주어진 것이지요. 우리는 항상 '나 자신'이었으니 말입니다. 다만 나 자신의 모든 부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받아들여 줄 수 있으면 됩니다.

우주법계를 작동시키는 인연(因緣) 이치(법칙)은 털끝만한 작은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바로 그 모습만을 만들어 줄 뿐입니다.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의 모습이 그대로 나의 모습이지 또다른 모습에서 나를 찾아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꽃이 나무가 되겠다고 바랄 것도 없고, 바람이 햇살이 되겠다고 바랄 것도 없이, 이 세상 모든 것이 제각각 자기 자리에서 온전한 자신의 모습으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고 있듯이, 내가 다른 사람처럼 되겠다고 욕심내지 말고,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이 모습 그대로를 가지고 나의 일을 해 나가면 됩니다. 그러려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나를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돈을 잘 벌지 못하는 나, 공부 못하는 나, 운동 못하는 나, 능력 없는 나, 얼굴이 못생긴 나 등등 늘상 나는 못한다 안된다 하고 살아 봐야 결국엔 그것도 다 나의 모습 아니겠습니까.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 모습 그대로가 정확히 내 모습이 맞고,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의 이 상황 그대로가 나에게 주어진 정확한 내 삶의 모습입니다. 그러니 자꾸 더 좋은 것, 더 잘난 것, 더 많은 것을 바랄 것 없이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 모습 그대로에 자족하고 살면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나아가 온 우주를 사랑하는 것이고, 동체대비의 시작인 것입니다.

어느 하나 고치려 하지도 말고, 내일 더 낳아질 것을 기약하지도 말고, 오직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대로의 모습 자체로 내적인 충만을 느끼시기 바랍니다.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의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