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스승이신 금오 선생님을 추모하며

장백산-1 2022. 2. 5. 15:14

스승이신 금오 선생님을 추모하며  - - 무실 2022.02.04 16:29

 

스승이신 금오 선생님. 어느새 49재(2022.2.9)가 되어갑니다. 돌아보니 오늘이 바로 생전의 생신이네요. “생일이 따로 있냐? 반짝반짝 의심하고 깨어있는 날이 생일이지~!” 새해 인사를 드리자, “야 요놈들아~ 새해가 어디 있고 헌 해가 어디 있냐? 본래 새것 헌 것이 없는데, 새것이 오면 좋아하고 헌 것이 오면 싫어하고. 이런 모든 분별들이 다 마음이 만드는 거다” 삐삐로 전해지던 선생님의 음성이 생생히 들리는 듯 합니다.

 

전국을 누비던 의료봉사 때는 엄한 모습이셨지만, 묵자간(默自看에 돌아와서는 손수 국을 끓여주시는 인자한 모습이셨습니다. 이제, 묵자간(默自看)에서 옆에 계시던 선생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심정부침(審情浮沈) 이심치심(以心治心) 대기묘용(對機妙用) 이화창생(理化蒼生)~’ 강의 시작 전 선창하고, 봉사를 마친 후에도 잔을 높이 들고 함께 외치던 ‘심정부침(審情浮沈) 이심치심(以心治心) 대기묘용(對機妙用) 이화창생(理化蒼生)이라는 4대 명분을 큰 소리로 읊어봅니다.

 

40일 강좌를 준비하는 시간부터 학생들이 떠난 후까지, 때로는 6개월간 이어진 의료봉사 때까지 언제나 열정적으로 임하셨습니다강좌 때마다 희생양으로 바친 것은 비단 어금니만이 아니었습니다. 곁에서 보면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강의에 임하셨습니다.

 

폭우 속을 달리던 1999년 8월초가 생각납니다. 특히 연천 지역이 큰 수해로 인해 많은 이재민이 발생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전화기가 울렸습니다. 선생님께서 연천의 수해 지역으로 의료 봉사대를 파견하자고 했습니다. 말씀 떨어지기가 무섭게 4시간 후, 우리는 묵자간의 봉사물품을 가득실은 의활마를 끌고 출발 하였습니다. 폭우가 쓸고 간 연천 파주 지역까지 지체없이 도착 하였습니다. 봉사대 설치까지 긴박했던 상황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폭우로 상처입은 이웃들을 걱정하시는 선생님의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힘들었지만 이제는 그리운 추억으로 다가옵니다.

 

강의중에는 침법이나 처방보다 더 귀하게 여기시고 더불어 나누고자 하는 그 무언가가 따로 있음을 첫 강좌에서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선배 도반분들처럼 본질(本質)에 대한 의구심으로 가득하던 차 있던 당시 예과(豫科) 1학년이었던 저에게 강의 중에 던져진 공안(公案)들은 마법과도 같이 다가왔습니다. 13차 강좌 이후로 공안을 탁마 받고 싶은 마음이 더해져 15차부터 19차 강좌까지 줄기차게 참여했습니다. 화두를 참구하는 참선(參禪)은 선생님께 받은 가장 큰 은혜입니다.

 

조고각하(照顧脚下)하면서 “반짝반짝 깨어있으라”.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는 오직 “법을 봐야지~!”하셨던 말씀은 삶의 지표가 되어 늘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라는 텅~빈 자리 현재를 돌아보게 합니다.

 

조문 때 마다 선생님께서 ‘내생에 공부인으로 태어나기를 기원하며 읽어주라’고 하셨던 백장선사의 영가천도 법문을 선생님 영전에 올립니다.

靈光獨耀 (영광독요) 신령스런 광명이 홀로 빛나매
逈脫根塵 (형탈근진) 육근(六根)과 육진(六塵)을 멀리 벗어나,
體露眞常 (체로진상) 본체가 그 진상을 드러내니
不拘文字 (불구문자) 문자에 걸리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眞性無染 (진성무염) 참된 성품은 물들음이 없어
本自圓成 (본자원성) 본래 스스로 원만히 이루어졌으니,
但離妄緣 (단리망연) 다만 망령된 인연만 여의면
卽如如佛 (즉여여불) 그것이 곧바로 여여한 부처니라.

 
문) "이 불(佛)자에 때가 묻었다. 이 불(佛)자보다 더 뛰어난 글자를 바꿔놓을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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