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烏김홍경 선생님을 추모하며
정심주 2022.01.19 15:25 댓글 2 북마크공유하기기능 더보기
예배(禮拜)하는 법
초조(初祖) 달마대사께서도 불상(佛像)에 예배(禮拜)하는 법에 대하여 간곡하게 말씀하셨거니와, 산승(혜암 스님)이 여기서 달마대사의 말씀을 거듭하여 자세히 그 뜻을 밝혀 세간에 돌아다니는 잘못된 견해나 해석을 뿌리째 뽑아 없애고 올바른 예배법(禮拜法)을 밝게 펼쳐보이고자 한다.
첫째, 불상에 예배할 때 그 불상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먼저 바르게 알아야 한다. 불상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불상은 각자 자기의 눈동자에 나타난 그림자(影)이다. 불상이 다름아닌 나의 마음이요, 나의 마음이 곧 불상이어서, 나의 마음과 불상은 둘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둘째, 불상에 대한 예배는 어떤 예배가 옳은 예배인가? 몸으로 불상 앞에 엎드려 절하되, 반드시 자기의 마음에 직접 예배할지언정 나의 눈동자에서 나타난 그림자인 등상불(等像佛)에만 공경심을 내서는 아니 된다.
셋째, 자기의 마음에 예배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아니 자신의 마음에 예배하라 하니, 마음이란 모양도 없고 자취도 없고,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으며, 많지도 않고 적지도 않은 것인데 어떻게 하는 것이 자기의 마음에 예배하는 것이란 말인가?
공부하는 학인이 만일 '불상에 예배하는 것이 누구(무엇)인가?' 라고 묻는 의정(疑情) 가운데서 여차(如此)히 불상에 예배하게 된다면 이것이 바로 자신의 마음에 직접 예배하는 것이 된다. 마음 밖에 따로 있는 경계인 등상불(等像佛)에 공경심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벌써 육안(肉眼)으로 볼 수 없는 참-부처님께 예배한 것이 된다. 만일 눈앞에 나타난 모양과 형상에만 접촉하여 예배한다면 이는 이미 달마 스님께서도 경고하여 말씀하신 것처럼 '아무런 공덕도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악도(惡道)에 떨어지는 인(因)만 쌓게 될 것이다.
또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 어느 것을 택하였든 불보살(佛菩薩)의 명호(名號)를 염불하는 사람들도, 염불하는 가운데 '누구(무엇)이 불보살의 명호를 부르고 있는지?'하는 의단(疑團)을 잃지 않는 가운데 불보살(佛菩薩)의 명호(名號)를 간절히 염불한다면 이것은 곧 심중(心中)의 참-불보살께 염불하는 바른 길일 뿐만 아니라 화두(話頭)까지 공부하게 될 것이다.
기도(祈禱)나 주력(呪力) 외에도 가지가지 행도(行道)에 이르러 무엇을 하든지 모두 이와 같이 공들이는 생각 속에서 공부를 지어 가기만 한다면 이로 인해 얻어지는 음덕은 마음 가운데서 성취되는 가장 뛰어난 공덕일 뿐 아니라 그 공덕/복덕은 언어(言語)나 문자(文字)로는 도저히 비유조차 할 수 없는 그런 공덕/복덕이다.
1984년 11월 20일 덕숭총림(德崇叢林)에서 혜암(惠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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