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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우발적 행위나 의도 없는 행위는 업(業)이 되지 않나요?

장백산-1 2024. 4. 20. 14:56

[질문] 우발적 행위나 의도 없는 행위는 업(業)이 되지 않나요?


[답변] 생각, 말, 행동등의 모든 행위는 그 행위에 따른 결과가 따라옵니다. 다만 유위행(의도가 있는 행위)은 유위의 결과를 불러오고, 무위행(하되 함이 없는 행)은 무위의 결과를 가져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도 특별한 의도 없이 말씀하셨지만 그 말에 따른 결과가 따라오기도 했습니다. 예를들어, 석가모니 부처님께 아리따운 딸을 보여주며 딸을 주겠으니 딸과 결혼해 달라는 부부에게 ‘딸의 아름다운 외모는 똥덩어리와 같으니 똥덩어리가 무슨 집착할 대상이 되겠는가’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아무리 부처님께서는 그 부부의 딸를 폄하하거나 상처 줄 의도 없이 말씀하셨을지라도 그 딸은 마음 속에 분노를 품고 훗날 부처님에게 복수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업에 따른 과보는 있되, 작자는 없다'라는 말처럼, 부처님의 행위는 무위행이기에 업의 과보는 있지만 그 과보를 받는 '자'가 따로 없어서 과보에 걸림이 없으신 것 뿐이지요. 즉 부처님은 특별한 의도 없이 무위행을 하시기에 과보를 받지만 받음이 없이 받기 때문에, 말하자면 과보를 받아도 받지 않는 효과가 생겨납니다.

 

불락인과 불매인과라는 말도 있듯이, 깨달은 도인이라고해서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인과에 미혹하지 않은 것 뿐이지요. 이처럼 모든 행위는 그 행위에 따르는 결과, 과보를 불러옵니다. 꼭 의도가 있는 행위만이 아니라 의도가 없어 보이는 행위일지라도 말이지요. 그러나 보통 일반적인 경우에는, 의도가 없는 행위는 업보를 불러오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의도'라는 것이 겉에 드러난 의도도 있지만, 그동안 살아오면서 지어온 다양한 업들이 쌓여 있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특별한 의도 없이 한 말이지만, 그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는 있겠지요. 그런 말은 겉으로 보기에 의도가 없어 보일지라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무심코 한 행동이나 말에도 내면 깊은 곳에서는 어떤 '유위적인 의도'를 내포할 수도 있죠. 그런 유위적인 의도가 내면화되어 업습처럼 굳어져 있을 수도 있고요.

남을 폄하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남들에게 상처주는 말들을 하기도 합니다. 우발적 범죄나, 과실치사, 무심코 한 말에 대해 결정적으로 업이 된다거나 안 된다 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