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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여론조사' 의뢰한 지상욱 육성 "애써주셔서 고마워요"

장백산-1 2024. 11. 26. 14:55

'명태균 여론조사' 의뢰한 지상욱 육성 "애써주셔서 고마워요"

강민수입력 2024. 11. 26. 13:06수정 2024. 11. 26. 13:19
 

뉴스타파는 2022년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상욱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이 미래한국연구소에 직접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독촉하는 다수의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상욱  원장이 명 씨에게 서울시장 및 구청장 선거 관련 비공표(비공개)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공짜로 결과 보고서를 받은 정황을 보도했는데 이와 관련해 지상욱 본인의 육성이 처음 나온 것이다. 

 

지상욱 원장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맡긴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 사건 1년 전인 2021년 4월 7일, 서울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4월 7일)를 전후로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이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 용역을 주고 3천여 만원을 지급한 사실도 뉴스타파 보도로 밝혀졌다.(관련 기사 : 명태균,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의뢰로 지방선거 여론조사 실시) 이 당시 명 씨가 진행한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관련 13차례 '비공표 여론조사' 비용을 국민의힘이 용역이란 명목으로 대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정리하면 2022년에는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이 명 씨에게 공식 용역을 줬고, 이듬해 지방선거 직전에는 지상욱 원장이 명 씨에게 공짜 여론조사를 시킨 것이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녹음파일에는 지상욱 원장이 결과 보고서를 독촉하는 본인의 육성이 담겼다. 

 

국민의 힘 여의도연구원장이 명 씨에게 '비공표 여론조사' 의뢰  

 

 

6·1지방선거 11일 전인 2022년 5월 21일,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소유주 명태균 씨와 강혜경 씨의 통화에서 지상욱 원장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날 명 씨는 강 씨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좀 하나 부탁할게. 서울 중구. 그다음에 성북구인가 있잖아. 지상욱이. 유선전화 좀 돌려달라는데"라고 말했다. 강 씨는 늘 그렇듯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명 씨는 "근데 첫 번째 질문이 서울시장. 그다음 성북구청장은 누구. 그다음에 이제 따로따로 해야지. 500개, 500개. 그다음에 중구 구청장은 누구. 그다음에 정당 지지. 오세훈 서울시장 거 물어보고, 중구 구청장 물어보고. 그다음에 이제 저거 아까 얘기했지만 정당 지지"라면서 조사 지역과 질문 순서까지 정해줬다. 

 

그러나 이 녹음파일은 명 씨와 강 씨의 대화인 만큼, 지상욱 원장이 실제로 조사를 지시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지상욱 육성 담긴 녹음파일 입수..."제가 (여론조사 보고서를) 받았는데, 하나만 여쭤볼게" 

 

뉴스타파는 지상욱-강혜경 통화 녹음파일을 추가로 입수했다. 여기에는 지 원장의 본인 육성이 담겼다. 명 씨의 여론조사 지시 이틀 후인, 2022년 5월 23일 저녁 8시 30분. 지상욱 원장이 강혜경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날 통화에서 지 원장은 "(서울) 중구(청장) 거 조사가 덜 돼 가지고요. 최종 보고서가 내일 아침 돼야 가능할 것 같은데. 양해 좀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강 씨의 말에 "그러면 그거 정밀도는 괜찮은 거에요?"라고 되물었다. 

 

이튿날인 5월 24일 오후 4시 9분, 지상욱 원장은 다시 강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강 씨가 회의 중이어서 다른 직원이 대신 받았다. 이에 지 원장은 "오늘 오전에 뭘 보내주기로 했는데 도대체 뭐 연락이 없어요?...벌써 며칠이 됐는데. 게임 끝난 다음에 하려고 하는 건지. 저한테 급하게 좀 전화 좀 달라고 메모 좀 넣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로부터 약 두 시간 뒤인 오후 6시 8분, 이번엔 강혜경 씨가 지 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당시는 여론조사 보고서가 지 원장에게 전달된 상황이었다. 이날 지 원장은 " 제가 받았는데 하나만 여쭤볼게 그게 행안부 인구 비례 보정을 한 거예요?"라고 물으며 보고서의 정확도를 따져 물었다. 이어 통화 말미에는 "애써주셔서 고마워요. 참 고생시켰네. 미안합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 강혜경 :여보세요.
■ 지상욱 :네
□ 강혜경 :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강혜경입니다. 잘 지내십니까? 다름 아니라 중구 거 조사가 덜 돼가지고요.최종 보고서가 내일 아침 돼야 전달 가능할 것 같은데 양해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지상욱 : 그래
□ 강혜경 : 응답률이 너무 안 나와요. 중구가
■ 지상욱 : 그게 지금 안심번호를 안 해서 그러는 거죠?
□ 강혜경 :예. 지금 유선으로 해서 지금 진행을 하고 있는데 답변이 너무 안 나오네요.
■ 지상욱 : 그러면 그거 정밀도는 괜찮은 거예요?
□ 강혜경 :네네. 정밀도는 괜찮고 네.
■ 지상욱 : 내일 아침에?
□ 강혜경 : 네. 아침에 일찍 드리겠습니다.
■ 지상욱 :그래요. 알겠습니다.
□ 강혜경 : 감사합니다.
-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과 강혜경씨 통화 (22.05.23)

□ 미래한국연구소 관계자 :예 강혜경 부소장님 폰입니다.
■ 지상욱 :예. 강 부장님 계세요.
□ 미래한국연구소 관계자 :지금 회의 중이라 가지고 전화를 제가 대신 받았거든요.
■ 지상욱 :예. 혹시 나오시게 되면 전화드리라고 그럴까요?
□ 미래한국연구소 관계자 :예
■ 지상욱 :오늘 오전에 뭘 보내주기로 했는데 도대체 뭐 연락이 없어요? 벌써 며칠이 됐는데 예. 다 게임 끝난 다음에 하려고 하는 건지.
□ 미래한국연구소 관계자 :그건 아니실 거예요. 자꾸 회의하고 조금 바쁜 일 있어가지고 그러신 것 같은데요. 나오시는 대로 바로 전화드리라 그러겠습니다.
■ 지상욱 :저한테 급하게 좀 전화 좀 달라고 메모 좀 넣어주세요.
□ 미래한국연구소 관계자 :예. 그렇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과 미래한국연구소 관계자 통화 (2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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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욱 : 제가 받았는데 하나만 여쭤볼게. 그게 행안부 인구 비례 보정을 한 거예요?
□ 강혜경 :네. 보정한 자료입니다. 이게 너무 표집이 안 돼서 뒤에 이 코트를 확 풀어버렸거든요.
■ 지상욱 :근데 보니까 지역이 4개인데 한 지역은 300개 한 지역은 40개 막 이렇게 좀 편차가 좀 큰 것 같아서
□ 강혜경 : 처음에 이제 쿼터를 줬는데 이게 응답이 안 들어오는 거예요.너무 안 들어와가지고 이제 잘 들어오는 지역 해가지고 그냥 확 풀어버렸었어요. 3일 동안 지금 돌렸는데 이렇게 조사가 안 되기는 정말 처음이거든요.
■ 지상욱 :그러면 그게 지역별로 표심이 많이 달라요.
□ 강혜경 : 네네네. 일단 보정은 비율대로 그대로 줬습니다.
■ 지상욱 :그래요.
□ 강혜경 :늦게 드려 죄송합니다.
■ 지상욱 :아니 아니 애써주셔서 고마워요. 참 고생시켰네
□ 강혜경 : 아닙니다.
■ 지상욱 :참 미안합니다.
□ 강혜경: 아닙니다. 아닙니다.
■ 지상욱 :감사합니다.
-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과 강혜경씨 통화 (22.05.24)


공짜로 '명태균 보고서' 받은 여의도연구원장...대선까지 이어진 명태균-지상욱 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지방선거를 10일 앞둔 시점에 서울시장, 중구청장, 북구청장 등 세 곳의 지역구와 정당 지지까지 총 4개 항목을에 대한 여론조사를 의뢰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당시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후보는 오세훈, 서울 중구청장 후보는 김길성, 서울 성북구청장 후보는 정태근 이었다. 김길성 씨는 지상욱 원장이 국회의원이었을 때 보좌관을 했고, 여의도연구원 센터장 출신이다. 정태근 전 의원은 지상욱 원장과 대학 동문으로 확인된다. 

 

강혜경씨는 이와 관련해 “서울시장과 구청장 조사는 여의도연구원 차원의 조사가 아니었고 지상욱 원장이 개인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강 씨는 “외부에 공표되지 않은 비공표 조사였고, 지 원장에게 따로 조사 비용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짜 조사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명태균 씨와 지상욱 원장의 인연은 이후에도 계속된 걸로 보인다. 이에 따라 명태균이 실행한 대선 당시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인 '명태균 보고서'가 지상욱 원장에게 전달된 뒤, 윤석열 캠프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황을 담은 녹음파일의 존재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뉴스타파는 지상욱 당시 여의도연구원장에게 명 씨에게 지방선거 여론조사를 요청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조사 비용은 지불했는지 등을 물어봤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뉴스타파 강민수 cominsoo@newstapa.org

뉴스타파 봉지욱 bong@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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