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체포 임박 ... 유명 작가가 이 글을 퍼뜨려달라 한 이유
윤찬영 입력 2025. 1. 2. 17:45
효봉 여태명 작가의 새해 메시지 "'지랄발광'이 널리 퍼지길"
▲ 효봉 여 태명 선생이 쓴 '지랄발광'. 그는 이 글귀가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했다. |
ⓒ 여태명 |
효봉 여태명 작가의 붓끝이 매섭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뒤로 그는 잇따라 묵직한 글귀를 써내고 있다. 그를 충남 천안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랄발광'. 으레 점잖은 덕담을 주고받아야 할 요즘 그가 내놓은 네 글자는 뜻밖에도 '지랄발광'이었다. 지난 12월 9일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대전의 주교좌 대흥동 성당에서 연 시국미사에서 김용태 마태오 신부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의 행태를 겨냥해 내놓은 말이다. (관련 기사 : "사악한 용 자리잡은 용산, 비상계엄은 지X발광" 김용태 신부 시국 강론 화제)
▲ 효봉 여태명 작가 |
ⓒ 여태명 제공 |
여태명 작가가 세상을 향해 붓끝을 겨눈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겨울을 뜨겁게 달궜던 박근혜 탄핵 사태 때는 주말마다 커다란 붓을 짊어지고 광화문 집회 현장을 찾았던 그다. 광장 복판에 10m에 달하는 종이를 펼쳐놓고 '하야만사성', '광화문 돌격대', '흔들리며 피는 꽃' 등의 글들을 거침없이 써내려 가며 집회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는 당시 원광대학교 서예학과 교수로 전북 익산에 살았다.
▲ 2017년 3월 4일 토요일 오후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 세월호 사고로 생명을 잃은 이들을 의미하는 304개의 구명조끼와 국화가 놓였다 . 광화문 미술행동 일원으로 활동하던 여태명 교수께서 구명조끼에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등의 글을 썼다. |
ⓒ 정덕수 |
▲ 노무현 대통영 서거 8주기를 사흘 앞 둔 2017년 5월 20일 광화문광장에서 여태명 교수께서는 평소 노무현 대통령이 말씀하시던 ‘ 사람 사는 세상’을 차운한 ‘사람 사는 세상이 돌아와!’를 쓰는 현장 퍼포먼스를 했다. |
ⓒ 정덕수 |
▲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내에서 기념식수를 했다. 이 표지석에 새긴 글귀 '평화와 번영을 심다'를 여태명 작가가 썼다. |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여태명 작가는 지난 2018년 4월 문재인-김정은 남북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기념 식수의 표지석 글귀 '평화와 번영을 심다'를 쓴 인물로 널리 알려졌지만, 알고 보면 그는 줄곧 사회적 실천을 멈추지 않았던 '행동하는 작가'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노무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을 때도 그는 늘 붓 한 자루를 들고 현장을 찾았다.
지금도 그때처럼 광화문 광장에 서서 온몸으로 붓을 휘두르며 대중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2023년 간이식 수술을 받은 터라 더는 그럴 수가 없다. 대신 그때보다도 더 절박한 마음을 담아 작업실에서 글을 써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있다. 그는 자신이 온 마음을 다해 써 내려간 글귀들이 SNS로 널리 퍼져가길 바란다고 했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윤석열 탄핵을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귀. |
ⓒ 여태명 |
▲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던 날 그린 '만세' 작품 |
ⓒ 여태명 |
국회에서 윤석열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지난달 14일엔 두 팔을 힘차게 뻗어 올려 '만세'를 외치는 사람의 모습을 그렸다. 비록 광장에 서진 못해도 그의 그림과 글엔 여전히 힘이 넘친다.
"1979년 10.26 사태 때 군 제대를 앞두고 있었다. 그날 강원도 화천에서 진돗개 하나가 발령되고, 다음 날 비상계엄이 선포되는 순간을 고스란히 겪어야 했다. 그런 공포스러운 경험이 되살아나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 K-pop 응원본을 들고 집회에 참여한 청소년들을 보며 그는 희망을 느꼈다고 했다. |
ⓒ 여태명 |
그는 K-pop 응원봉을 들고 집회에 모여든 청소년·청년들의 모습에서 큰 희망을 본다고 했다.
"8년 전에는 젊은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는데, 과연 우리 국민의 힘, 대한민국 문화의 힘은 위대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트랙터를 이끌고 서울로 행진하던 농민들의 트랙터 행렬이 남태령에서 경찰에 막히자 1만 명이 넘는 시민이 몰려들었는데, 이 가운데 2030 여성이 무려 3분에 1(20대 여성 22%, 30대 여성이 13%)이 넘었다.("트랙터 행진 막히자…남태령 간 10명 중 3명 '2030 여성'", <SBS뉴스>, 2025.1.1.)
▲ 이른바 '남태령 시위'를 지켜보면서 쓴 글귀 |
ⓒ 여태명 |
▲ 종로 영풍문고 앞 전옥서 터에 세워진 녹두장군 전봉준 동상. 전봉준이 교수형을 당하고 꼭 123년 만에 ‘무라카미 텐신’ 처형 2달 전 일본영사관에서 법무아문으로 이송될 때 촬영한 모습으로 건립되었다. |
ⓒ 정덕수 |
그는 이른바 '남태령 시위'를 보면서는 전봉준의 동학농민혁명이 떠올라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 네거리 옛 전옥서(고려·조선시대 옥에 갇힌 죄수 일을 맡던 관청) 터에 세운 전봉준 장군 동상에 '녹두장군 전봉준' 비문을 쓴 이가 바로 여태명 작가다.
▲ 여태 명 작가는 SNS에 작품을 올리면서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혐의 영장 집행을 하기위해 한남동 대통령공관으로 올라가는 '삼거리 골목길'. 어느길로 들어가 체포하여 어느길로 나올것인가? 이것이 문제로다"라는 글을 함께 올렸다. |
ⓒ 여태명 |
윤석열 체포 영장 집행을 앞두고 그의 붓끝은 또 한 번 긴장감으로 떨렸다. 그가 온 마음을 다해 써낼 다음 글귀는 무엇일까. 그의 SNS를 주목하기 바란다.
▲ 푸른 뱀 의 해를 맞아 뱀이 역동하는 모양으로 '2025'를 그렸다. |
ⓒ 여태명 |
▲ 윤 석열을 탄핵해야 새해의 희망이 찾아온다는 마음을 담아 쓴 글귀 |
ⓒ 여태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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