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보를 받는 때는 언제인가
셋째, 과보는 받는 시간에 따라서 다르게 익는다.
예를 들어 나쁜 업을 지었다고 하자. 쉽게 말하면 업이라는 것은 오래될수록 이자가 붙는다. 그러니 나쁜 업일수록 빨리 받는 것이 좋다. 지금 받으면 감기 한 번 오고 끝날 업인데, 10~20년 후에 받으면 고혈압이 오고, 암에 걸린다는 말이다. 악업은 늦게 받으면 늦게 받을수록 눈덩이처럼 더욱 커진다. 따라서 과보는 우주법계의 계산이 맞아 떨어졌을 때, 즉 그 업이 올 때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우주법계는 항상 우리를 돕는 관점에서 사랑과 자비로 모든 일을 벌인다. 업에는 수미산을 넘을 만큼 악업도 있고 선업도 있다. 그렇다면 우주법계는 우리가 과보를 언제 받을 것인지를 어떤 기준으로 정할까?
우주법계는 사랑과 자비 그 자체다. 따라서 업을 ‘이때 받아야지 가장 빨리 녹는다’ 싶을 때 과보를 보내준다. 그러니까 내가 그 업을 받을 때가 절호의 기회이다. 지금 당장 과보를 받아 조금 괴로울지 몰라도 그 업을 지금 받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몇 십 년 후, 다음 생애에 받으면 더욱 괴로울 것이다. 업에 대한 과보를 받으려고 해야지 자꾸 거부하면 안 된다. 나쁜 업에 대한 과보는 미루고, 좋은 업에 대한 과보는 빨리 받고 싶어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좋은 업에 대한 과보를 당겨 받으면 작게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묵혀두면 묵혀둘수록 더 큰 공덕이 쌓인다. 따라서 좋은 업은 늦게 받는 것이 좋다. 그런데 반대로 여러분은 좋은 업은 당겨 받고 싶어서 기를 쓴다.
많은 사람들이 로또를 산다. 로또 사는 게 무엇인가? 내가 그나마 지어 놓은 복을 로또로 한방에 받겠다는 것이다. 한방에 받으면 거기서 복은 모두 끝난다. 로또 당첨이 된 후, 베푸는 사람 빼고는 거의 결과가 좋지 못하다.
오늘 나에게 괴로운 일이 생겼다. 그것은 좋은 일이다. 그 업을 녹일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거부할 필요가 없다. 과보가 온 지금이 바로 법계의 계산이 맞아 떨어진 때이기 때문이다. 과보를 받는 시기를 내 마음대로 바꾸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감기에 걸렸다. 충분히 앓고 나면 나을 수 있다. 약을 굳이 안 먹고 이겨낼 수 있다면 그것도 좋다. 우리 몸에는 자연치유능력이 구족되어 있다. 나를 찾아 온 감기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여 잠시 앓아주면 된다. 간단하지 않은가.
옛날에 우리들 어릴 때 자라면서 어땠는가? 눈 오면 밖에 나가서 장갑도 없이 하루 종일 눈싸움하고, 눈에 뒹굴면서 뛰어놀다가 들어와도 누가 감기 걸리는가? 잘 안 걸린다. 옛날에는 집이 추웠으니까. 얇은 종이로 벽과 창문을 덧대도 찬 공기가 다 들어온다. 외풍이 세서 바닥은 따뜻하지만, 공기는 차갑다. 외풍이 세야 좋은 것이다. 그 바깥 공기를 어느 정도 안에서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살면 잔병치레가 없다. 약도 먹지 않으니 자연치유능력으로 나을 수 있었다. 요즘에는 에어컨, 온풍기, 보일러에 이중 단열 샤시까지 하고, 춥거나 더울까봐 아이들을 밖에 잘 내보내지도 않는다. 감기가 걸리면 좀 앓아주게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자연치유력도, 생명력도 강해진다.
어떤 약이든 부작용이 있다. 위장약은 위장을 보호하는 대신 간에 안 좋고, 사람을 몽롱하게 만들 수 있다. 모든 약은 해당 기관을 좋아지게 하는 반면 나머지 기관들에게는 악영향을 끼친다.
글쓴이: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