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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망한, 망하는 이유???

장백산-1 2008. 6. 24. 13:15
[조기숙] 촛불집회참가자 민주당투표 젤 많이..그러나..
번호 126301  글쓴이 델섶  조회 276  누리 210 (210/0)  등록일 2008-6-24 12:12 대문 11 추천
링크1 http://www.dailyseop.com/section/article_view.aspx?at_id=83494 

민주당, 왜 망했는가?
[칼럼] 이미 탄핵당한 민주당, 회생의 길은 있나?
입력 :2008-06-24 10:34:00   조기숙 이대 교수
촛불집회에 나가보니 참가자들은 “이명박이 문제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참모를 바꿔봐야 별로 소용이 없어 보이는 것도 모든 문제가 이대통령의 리더십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국가에서는 대통령이 혼자 나라를 망치는 것이 불가능하다. 대통령이 최고 지도자라는 점에서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민주사회에서 문제가 터질 때에는 다른 부문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명박 대통령 다음으로 책임이 있는 것은 물론 한나라당이다. 여당이 역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현재의 난국이 발생한 것이다. 또한 이들이 이런 잘못을 하도록 오도한 조중동에 큰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어차피 한 통속이 아닌가. 그들에게는 어차피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가 바꿀 수 있는 부분에서, 그래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부분에서 문제를 찾는 것이 보다 빠른 문제해결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사태를 이렇게 이끌고 오는데 가장 큰 책임은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명박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500백만표 이상의 차이로 승리했고, 친박을 공천에서 배제하고도 한나라당은 지난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 정도면 이대통령이 자만할만 하지 않은가? 게다가 이대통령이 아무리 죽을 써도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여전히 30%를 넘고, 민주당의 지지도는 20% 초반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이대통령의 당선과 한나라당의 과반의석 확보에 적극적으로 기여한 것은 역설적으로 통합민주당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민주당의 낮은 지지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열린우리당 시절에도 노무현대통령의 지지도와 상관없이 열린우리당은 늘 15% 근방에 머물렀다. 그 후, 신당에 합당에 별짓을 다해도 지지도는 움직일 줄 모른다. 촛불정국에서도 민주당은 잊혀진 존재다.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은 3석을 건지는데 그쳤지만 무소속은 5석을 얻었다.

민주당의원들은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자신들이 뭘 잘못했는지를 몰랐다. 그러니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노무현 전대통령 탓뿐이었다. “진보를 분열시켰네, 정권을 넘겨줬네, 참여정부가 실패했네....”

그들의 잘못과 살 길을 알려주기 위해 책 '마법에 걸린 나라'를 썼건만, 그들은 반성은 고사하고 더욱 더 구렁텅이로 빠질 뿐이다.

이미 탄핵당한 민주당

이명박대통령이 현재 국민들로부터 탄핵당할 위기에 처해있다면, 민주당은 이미 오래 전에 탄핵 당했다.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전혀 대안의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지 못하다는 말이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이명박후보와 한나라당이 압승한 것은 그들이 잘해서라기보다는 민주당이 이미 탄핵당해 그 존재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낮은 투표율이 그 증거다. 총선에서 46%의 투표율은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우리 사회 민주주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투표할 정당이 없어 투표를 하지 않은 것이다.

오늘날 거리정치가 벌어지게 된 것은 정당의 위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진단은 맞다. 하지만 모든 정당의 위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나라당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당을 가지고 있다. 지역주의 정당이라고 타박할 사람도, 상향식 민주주의를 하지 않는다고 탓할 지지자도 없다. 확실하게 이념적 정체성을 지키면서 이합집산하지 않는 한, 한나라당은 정당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한나라당 따라가려 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민주세력은 정당에 대한 기대치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전국정당, 상향식 민주주의를 맛본 정당이다. 전국구 비례대표의원도 추천위가 심사하고 투표로 결정해본 경험이 있다. 이런 정당을 한나라당처럼 운영해서는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다. 게다가 민주당은 정체성 없이 이합집산하는 과정에서 정당의 기본적인 존재에 대한 신뢰마저도 잃어버렸다.

지난 대선이나 총선에서 민주당은 이미 탄핵 당하고 없었다. 이명박후보와 한나라당, 선진당이 약진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이명박대통령이나 한나라당보다 더 위기를 느껴야할 정당이 민주당인데 그런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니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참여정부나 노무현대통령은 실용적으로 가도 어느 정도 국민의 이해를 구할 수 있었다. 정부는 모든 국민을 포용해야 하고, 외국과의 관계에서 정부가 특정 정파의 입장만을 고집할 수 없음을 국민들은 이해하기 때문이다. 노대통령의 지지도가 30% 아래로 떨어진 경우는 매우 예외적이었다. 지역적 기반도 없고,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노대통령의 지지도가 30% 내외라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낮은 지지도 운운할 일이 아니다.

열린우리당의 지지도는 노대통령의 지지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이 참여정부의 보수화를 견제하기보다는 참여정부보다 더 보수적이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정적(政敵)이라고 할 수 있는 조중동의 충고를 열심히 따른 덕분이다. 그래서 등 돌린 유권자를 잡기위에 민주당이 한 일이라고는 지역정당으로 되돌아간 것, 지난 대선에서 0.7%의 득표율을 받은 정당과 합당하고 자리다툼한 것, 한나라당 인사를 당대표로 추대한 것, 개혁공천 한답시고 90년대 초 ‘비리척결’을 외치던 YS 흉내 낸 것 등이다.

왜 국민들이 자신들에게 등을 돌렸는지를 모르니 남 탓이나 하면서 더욱 더 구렁텅이로 빠지고 있다. 민주당이 회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나는 개인적으로 매우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원혜영 원내대표에 대해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촛불의 민심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보겠다.

민주당 회생의 길은 있는가?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지난 대선과 총선의 투표결과를 살펴보면 민주당에 가장 많은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정당에 대한 지지도를 살펴보면 민주당에 대한 투표가 민주당에 대한 진정한 지지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결선투표가 없이 1등이 당선되는 다수제라는 선거제도의 특성으로 인해 거대 두 정당이 불로소득을 챙긴 결과다. 가깝게 느끼는 정당에 대한 질문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전체 18.8%로 민노당 지지자(15.7%)와 비슷한 수준이며, 진보신당(27.7%)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나왔다. 촛불시위 기간 중 민주당에서 진보신당으로 지지정당을 바꿨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일반 국민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정치적 관심도 높고, 활동 범위도 넓고 활발하다. 인터넷에서는 지식인과 같은 엘리트들의 권위가 통하지 않는 반면 이들이 여론을 선도하는 오피니언리더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지난 대선이나 총선에서 투표 기권율이 상당히 높게 나타난 것은 제1야당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이나 통합민주당이 이들로부터 버림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한나라당의 이중대가 되어버린 정당의 보수화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촛불집회 참여자들의 이념적 분포를 살펴보면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65.3%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며, 중도가 26.1%, 보수가 8.6%로 나타났다. 유권자가 보수화되었다는 조중동의 잘못된 가르침을 민주당의원들이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이자 핵심 지지층으로부터 탄핵을 당하게 된 것이다.

민주당의 또 하나의 결정적인 실수는 반노정서에 편승해 노무현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조중동 폐간 운동을 할 만큼 언론의 폐해에 대한 의식이 높은 사람들이다. 이들 오피니언 리더들은 지난 5년간 노무현 전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압도적 다수인 71.7%가 긍정적인 평가를 했으며 모름/무응답이 4%, 부정적인 평가가 24.3%로 나타났다. 노 전대통령은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는 이미 복권이 되었고 재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도 책임론, 실패론을 떠들고 있는 것은 조중동 프레임에 갇힌 민주당 뿐이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통합민주당이 역사 속에서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진보신당이 대안의 정당으로 떠오를 때까지 한나라당의 일당 독주는 막을 방법이 없음을 의미한다. 결국 민주당이 환골 탈퇴하지 않는 한, 이대통령이 아무리 잘못해도 대안세력을 찾기 어렵다는 말이다.

▲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통합민주당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첫째, 진보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둘째, 철저한 정당개혁을 통해 상향식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 야당이 반드시 의석수로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다. 야당이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다면 적은 의석수로도 얼마든지 정국을 이끌어갈 수 있다. 셋째, 통합민주당은 참여정부의 정책을 계승해 무조건 참여정부와 정반대로 가는 이명박대통령을 견제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가 부족해도 민주당이 대안의 정치세력으로 인정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민주당이 과연 이 세 가지를 실천할 수 있을까? 이번 전당대회가 그 시금석이 될 것이다. 조중동에 휘둘려 참여정부를 흠집 내는데 앞장섰던 사람들을 지도부로 선출한다면 민주당의 회생은 불가능할 것이다.

조기숙/이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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