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무상함이 드러나는 배경, 바탕, 공간은

장백산-1 2015. 8. 17. 11:26

 

|몽지와 릴라

 

 

   

지공화상 <대승찬>

93. 자기 몸이 무상한 것을 보지 못하고 마음에 탐욕을 부리는 것이 이리나 호랑이 같다.
     不觀己身無常 心行貪如狼虎  불관기신무상  심행탐여낭호

마음공부의 출발은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이 有限한 존재라는 사실의 自覺,

이 세상의 어떤 것도 영원한 만족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事實에 대한 사무침에서 참되고 영원한 것에

대한 탐구가 시작됩니다.

無常을 깨달을 때 가치의 전도가 일어납니다. 언젠가는 나를 떠나버릴 모든 것에 대한 애착과 갈망에서

자유롭게 됩니다. 나와 나의 소유에 대한 욕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살펴보지

못했던 것에 눈길을 돌리게 됩니다.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이나 움켜 잡으려 허둥대는 것처럼, 진실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탐욕과 분노, 어리석은 마음 속에서 허망한 몸과 마음, 세속적 가치에 집착해 왔습니다. 아무리

이 세상을 다 움켜 쥐어도 결코 남아있지 않는 허망한 것에 대한 욕망을 버려야 합니다.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만 치달리던 마음의 눈길을 자신의 내면으로 돌려야 합니다. 끝없는 만족을 구하는

자기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확인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무지와 공포가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의

뿌리임을 분명하게 깨달아야 합니다.

나라는 존재에 의문을 제기해야 합니다. 느낌과 감정, 생각을 벗어나서도 나란 존재가 성립할까요?

나란 고정불변의 독리된 존재가 있어 느낌과 감정, 생각을 하는 것일까요? 어쩌면 나란 존재 역시

무상한 느낌과 감정, 생각의 흐름 가운데 하나의 느낌과 감정, 생각이 아닐까요?

나도 무상하고, 세상도 무상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 역시 무상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무상함이 드러나는 배경, 바탕, 공간 또한 무상한 것일까요? 그것이 하나의 대상이라면 무상할

것입니다. 하지만 무상함이 드러나는 배경, 바탕, 공간은 볼 수 없고 잡을 수 없고 알 수 없습니다.

나도, 세상도, 그리고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무상한 현상세계란 영원이

꾸는 꿈입니다. 상대성으로 드러난 절대성이요, 연기(緣起)로 나타난 공(空)입니다. 보이지 않는 보는

자이자, 알 수 없는 아는 자입니다.

바로 지금 여기 이 자리 이 순간이 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