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가현각 증도가
8.여래선을 문득 깨달으면 육바라밀과 온갖 수행이 그 속에 모두 갖추어질 것이다. 頓覺了如來禪, 六度萬行體中圓.
여래선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를 떠나있지 않습니다. 깨달음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이렇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육바라밀이 어떤 특별한 경지의 수행이기 이전에 바로 지금 여기 이렇게 육바라밀이 되고 있습니다. 온갖 말과 행위와 수고로움이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렇게 한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모든 것을 따라가면 온갖 것이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위치, 공간, 시간, 노력, 성취로 퍼져나가지만, 이 세상 모든 것이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렇게 눈앞에서 드러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온갖 상념이 일어나더라도 내려놓고 이것들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볼 것입니다. 헛것을 상대하지 마십시오. 죽은 것을 상대하여 씨름할 이유가 없고, 없는 것을 수고롭게 찾고 구하거나 애써 해나갈 이유가 없습니다.
진짜, 늘 항상한 이것, 늘 한결같은 이것, 늘 존재하는 이것, 늘 떠나지 않는 이 일을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직접 대면하고 있습니다. 이 것, 이 일을 당장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어떠한 매개체도 없이 직접 체험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모든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모든 죽은 것은 산 자의 그림자일 뿐이니 제거할 필요도 없고 억누를 필요도 없습니다. 이것은 그저 모든 그림자들가운데 깨어서 밝게 볼 뿐입니다. 어둡지 않으면 모든 것이 참이지만, 그림자에 취한다면 죽은 것들이 스스로를 얽어맬 것입니다.
이것을 바로 보십시오. 속지 마십시오. 세상의 온갖 소리에 속지마십시오. 자신의 한 생각에 놀라지도 걸려넘어지지도 마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