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눌스님의 누님 이야기
내가 밥을 먹어야 배가 부르지
보조 지눌선사는 학문적 깊이는 물론 사람을 제도하는 방편도 뛰어났다.
선사에게 누님 한 분이 계셨는데 선사는 그 누님을 지극히 모셨다.
그 누님은 선사를 볼 때마다
"나는 부처님처럼 훌륭한 스님을 아우로 두었으니 걱정할 것이 없네.
설사 내가 불도를 닦지 않는다 할지라도 다른 사람까지 제도하는 자네가
나 하나쯤이야 지옥에 떨어지라고 놔두지는 않을터이지."하면서 염불에 게을렀다.
그럴 때마다 더욱 열심히 정진해야 한다고 했지만 누님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선사는 누님을 제도할 방편을 생각하고 누님이 산에 오시는 날을 기다려 그 시각에 공양을
하기로 했다. 누님은 아랫마을에 살면서 동생을 위해 반찬과 떡 과일등을 가져다주기 위해
주기적으로 선사가 계시는 산사를 찾았던 것이다.
누님이 식사 때를 지나 숨을 헐떡이며 아우의 방에 들어서니 선사는 마침 공양을 하고 있었으나,
흘깃 누님을 쳐다보고, "어~ 누님 오셨오, 거기 앉으세요." 하더니 꾸역꾸역 혼자만 공양을 드는
것이었다. 이미 때가 지나 배가 고픈 터에 함께 밥이라도 먹자는 말 한마디 없이 혼자만 공양드는
것을 보다 못한 누님이 말했다. "동생, 오늘은 동생이 환장했구먼. 때가 되었어도 멀리서 온 누님
에게 함께 밥이라도 먹자는 말 한마디 없이 혼자만 꾸역꾸역 먹다니."
그러자 선사는, "왜요. 동생이 이렇게 배부르게 먹으면 누님도 저절로 배가 부를 것이 아닙니까?"
"이 사람아, 자네가 먹는데 왜 내가 배부르나." 지눌선사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누님께서 항상
내가 불법을 가지고 있으니 그 공덕이 누님께도 미칠 것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제야 누님은 선사의 깊은 속마음을 헤아리고 그 후로 열심히 불법을 믿어 공덕을 쌓았다고 한다.
-무진장 행운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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