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라는 相에 끄달리지 말라

 

말이라는 相에 끄달리지 말라

법상 |2015.11.03. 23:08 http://cafe.daum.net/truenature/S27F/462 

 

 

어떤 사람이 나에게 욕을 하거나, 듣기 싫은 말을 하거나, 혹은 자기 잘난척을 유난히 하게 될 때 괴롭고

화나고 답답한 마음이 올라올 것이다. 그래서 맞붙어 싸울 수도 있고, 말싸움으로 에너지를 낭비할 수도

있고, 그 사람과의 인간관계가 자칫 잘못하면 멀어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 어떻게 하면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을까?

왜 우리는 상대방의 그런 말에 쉽게 휘둘리는 것일까?

 

먼저 이런 상황이 왜 괴로운 것인지 살펴보자.

상대방이 내가 듣기 싫은 말을 했거나, 자기 잘난 척 하는 말을 했다. 아니, 사실 엄밀히 따져보면

듣기 싫은 말을 했다는 것은 전적으로 내 판단에 불과하다. 자기 잘난 척 했다는 생각도 그 사람의

말에 대한 내 판단일 뿐이다.

 

상대방이 나보고 뚱뚱하다거나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고 생각해 보자. 나는 그 말을 듣기 싫은 말로

판단했다. 그런데 뚱뚱하다거나 능력 없다는 말이 무조건 기분 나쁘기만 한 말일까? 어떤 부분에서

나는 능력이 없을 수도 있고, 또 좀 뚱뚱할 수도 있다. 더욱이 내가 능력이 없고 뚱뚱하다는 말 그건

어디까지나 그 상대방의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을 그저 그의 입을 빌어 말하고 있을 뿐이다.

 

그 말이 진짜 힘을 지니는지, 그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상대방의 말에 내 스스로 힘을 부여해 준 채, 그 말로 인해 상처 받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렇게 상대의 말에 의해서 상처를 받는 것은 상대방의 말이 問題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그 말을

상처 받는 말이라고 판단하고, 기분 나쁜 말이라고 판단하면서, 상대방의 말이 진실일거라고 그 말에

힘을 실어 준 結果다.

 

이처럼 말이란 고정 불변하는 실체적인 무언가가 아니다. 다만 그 말에 내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일

뿐이다. 그 말을 따라가서 그 말에 온갖 다양한 해석을 붙이고, 감정을 섞으면서 기분 나빠하는 것은

전적인 나의 行爲일 뿐이다.

 

말을 잘 관찰해보면, 사실은 하나의 소리 波動 즉, 공기의 波動, 하나의 울림에 불과할 뿐니다.

어떤 특정한 소리 波動에는 어떤 意味를 附與하기로 세상 사람들이 合意를 해놓고보니, 말이 뜻을

지니기 시작했다. 그렇더라도 의미가 부여된 그 말이라는 合意에 同意한 것은 나 自身일 뿐이다.

 

이것을 金剛經에서 상(相)이라 한다. 相을 打破하게 되면 그 어떤 괴로움에도 휘둘리지 않는다.

凡所有相 皆是虛妄이라고 하여 모든 相은 다 허망하다고 하고, 若見 諸相非相 卽見如來라고 

모든 相이 相이 아님을 바로 보면 곧바로 如來를 본다고 했다.

 

相은 무엇일까? 말 그대로 모양, 모습, 형태을 지닌 것은 物質的, 精神的인 對相이 전부 다 相이다.

쉽게 말해 이것 저것으로 分別될 수 있는 모양을 지닌 것은 물질적 정신적 대상 경계를 가리지 않고

전부 相이다. 그래서 分別相이라고도 한다.

 

말이라는 것도 하나의 相이다. 뚱뚱하다는 말은 날씬하다라는 말과 比較되고 分別되는 하나의 모양,

分別相을 지닌 相인 것이다. 그런데 범소유상 개시허망이라고 했듯이 말이라는 相은 事實 本來 虛妄

한 것이다. 뚱뚱하다는 말 자체는 기분 나쁜 말도 아니고, 좋거나 나쁜 말도 아니다. 뚱뚱하다는 말에

내가 기분 나쁜 感情을 섞고, 기분 나쁘다는 生覺을 개입시켰기 때문에 그 相은 힘을 지니는 것이다.

 

그 어떤 말이라는 相에도 속지 않을 수 있다. 말의 의미를 따라가지 않을 수 있다. 相이 相이 아님을

바로 본다면 곧장 여래를 본다. 깨닫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말을 자유 자재하게 써먹으며 활용할 수

는 있어도, 그 말에 휘둘리거나 끄달리지는 않게 된다. 말을 하나의 手段으로 使用할 뿐, 말이 나를

집어삼키지 않게 되는 것이다. 相을 打破하면 이러한 공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