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선 끝나자마자 대여 투쟁 나선 한국당,
성찰부터 하라
입력 2017.05.15. 20:47
[경향신문]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자마자 대여 투쟁을 하고 있다.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은 어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두 야당이 여당의 2중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며 “한국당만은 제1야당답게 강력히 견제해 정부·여당의 독주를 막고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력한 저항’을 불사한다는 표현도 썼다. 문 대통령 당선 직후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대선 끝난 지 1주일이 채 못 되는 기간 실제 한 일은 문 대통령 흔들기였다.
야당이 집권세력을 견제하는 것은 당연하다. 집권 초기 대통령이 독선에 빠지지 않게 야당이 대통령을 다잡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당선과 함께 취임해 지금껏 조각은커녕 청와대 보좌진조차 꾸리지 못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잘할 것 같다고 응답한 시민이 75%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선전포고 같은 제1야당의 대통령 공세는 누가 봐도 명분 없는 딴죽이다. 9년 만에 야당이 된 상실감을 감안해도 지나치다. 한국당이 지난 며칠간 퍼부은 대여 공세도 건강한 견제로 보기 어렵다. 조국 민정수석이 정윤회 문건 파동을 조사하겠다고 하자 한국당은 “갈등과 분열로 대한민국을 이끄는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논평했다.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재수사에 대해서는 “보수를 궤멸시켜 20년 장기집권의 길을 가려는 문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시민 다수의 의사와는 다른 비판이다. 그 전에는 전대협 의장 출신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주사파’라고, 조 민정수석은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자라고 공격했다. 첫 대여 공격이 근거 없는 색깔론 제기였다.
한국당이 재집권을 노린다면 제대로 된 길을 가야 한다. 대선 때 안보몰이로 재미 좀 봤다고 색깔론에 또 기대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아무리 보수 지지자라고 해도 시대착오적인 주장을 하는 군내 나는 정당에 신임을 보낼 시민은 없다. 새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새 정부의 손발을 묶은 뒤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미를 보려는 심산이라면 당장 접는 게 좋다. 건강한 견제와 소모적인 정쟁을 구분하지 못할 시민은 이제 더 이상 없다. 한국당은 국정농단과 대선 실패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차떼기 정당’ 비난에 천막당사로 갔던 13년 전보다 못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보수의 가치를 다시 세우는 문제를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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