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병이 들어 아플 때의 마음공부

장백산-1 2019. 5. 23. 20:08

병이 들어 아플 때의 마음공부



병으로 인해 아픈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 병에서 벗어나기만을 간절히 바랍니다. 병을 이겨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온갖 병원, 의사, 약을 찾아나서지요. 모든 약도 다 먹어보고, 치료도 받아보고, 


할 것 안 할 것 다 해 보았는데도 불구하고 병이 낫지를 않고 차도가 없는 것이지요. 



그럴 때쯤에 절망하는 마음으로 절에 찾아와 하소연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런데 절에 계신 스님들은 그 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치유법을 알려주는 대신 이렇게 말합니다. 


"온전하게 병으로 아파해 주세요" 라고 말이지요. 사실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병으로 아파해 주는 


시간을 갖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병이 나을 생각만 하느라, 병에서 벗어나야겠다는 


그 생각으로 꽉차있기 때문에 내게 찾아온 그 병을 거부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병은 인연따라 내게 온 것입니다. 진리로써 병이 나에게 온 것이지요. 어떻게 그 사실을 알 수 


있을까요? 바로 지금 여기서 내가 병에 걸려서 아픈 것으로써 알 수 있습니다. 언제나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현실(現實)이 곧바로 진실(眞實)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병과 함께 있어주고, 병으로 아파해 주는 겁니다. 그 병 속으로 뛰어들어 마음껏 아파해 주기를 


선택하는 겁니다. 



병으로 인해 아픈 아픔은 병을 아파해 주라고 우리를 찾아옵니다. 병으로 인한 아픔을 충분히 받아들여 


아파해 주면, 아파해 주었기 때문에, 머지않아 그것은 떠나갑니다. 그런데 아파해주지 않고 거부하니까


아픔이 흡수될 때까지 계속해서 아픔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이 말이 병원


에도 가지말고 약도 먹지 말라는 말은 당연히 아닙니다. 할 수 있는 치료는 다 받으면서도, 병을 대하는 


마음자세랄까요, 병이 나에게 찾아온 지금 여기 현재를 다루는 방법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언제나 삶은 단순합니다.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바로 그것을 어떤 분별 망상도 없이 있는 그대로 


경험해 주는 것이 모든 삶의 해결책입니다. 피해다니고, 거부하려 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경험해 주고, 


살아주고, 느껴주고, 직면해 주세요. 그러면 삶이 제 스스로 알아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법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