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묶어논 밧줄을 풀어라

배를 묶어논 밧줄을 풀어라

오늘처럼 보름달이 뜬 밤이었다. 달빛은 세상에 가득 찼고, 너무나 아름다운 밤이라서 몇몇 친구들이 한밤중에 배를 타러 가고 싶어했다. 그들은 달밤에 뱃놀이를 즐기고 싶어서 배에 오르기 전에 술을 많이 마셨다. 그리고 배에 올라서 노를 저어 배를 타고 강 중심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 동안 노를 저었다. 아침이 오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들은 한기를 느끼며 생각했다.

‘얼마나 멀리 온 걸까? 밤새 노를 저었는데.’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니 전날 밤에 자신들이 출발했던 똑같은 강변에 배있는 것을 알았다. 그러자 자신들이 뭘 까먹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한참 동안 노를 저었지만, 배를 강가에 묶어두었던 밧줄을 푸는 것을 잊어버렸던 것이다.

강둑에 매어논 배의 밧줄을 풀지 않은 사람이 제아무리 슬퍼하고 울더라도, 본성(本性)이라는 망망대해에서 그는 아무데도 갈 수가 없다. 의식(意識), 정신(精神), 생각, 마음이라는 배는 어디에 밧줄이 묶여있는가? 의식(意識), 정신(精神), 생각, 마음이라는 배는 몸, 느낌 감정, 생각, 욕망 욕구 의지 의도, 분별심 인식에 묵여있다. 몸, 느낌 감정, 생각, 욕망 욕구 의지 의도, 분별심 인식이 바로 의식(意識), 정신(精神), 생각, 마음이라는 배를 묵어논 강둑에 있는 밧줄이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그대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평생 동안 노를 저을 수 있다. 그리고 평생이 끝나고 찬바람이 불어와 정신이 번쩍 들 때, 지혜가 그대를 어루만질 때, 각성의 빛이 그대를 일깨울때, 그대는 평생을 노를 저으며 허망하게 시간을 낭비했고, 자신이 출발한 그 강둑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대는 배를 강둑에 묵어논 밧줄을 풀지 않았다는 아주 간단한 사실을 알게 된다.

강둑에 묶어논 배의 밧줄을 푸는 법을 배우도록 하라. 배의 노를 젓는 일은 너무 쉽지만, 배를 묶어논 밧줄을 푸는 일은 너무 어렵다. 일반적으로 볼 때는, 배를 강둑에 매어논 밧줄을 푸는 일은 너무나 쉽고, 노를 젓는 일이 너무나 힘들다. 그러나 삶이라는 흐름인 강에서는 배를 묶어논 밧줄을 푸는 것은 매우 어렵고, 노를 젓는 일은 아주 쉽다. 라마크리슈나는 ‘그대가 배를 묶어논 밧줄을 풀고, 노를 젓기를 시작하면, 본성(本性)의 바다가 그대를 껴안을 것이다. 그러면 그대는 노를 저을 필요조차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라마크리슈나의 말은 사실이다. 배를 묶어논 밧줄, 즉 몸, 느낌 감정, 생각, 욕망 욕구 의지 의도, 분별심 인식이라는 밧줄을 풀면, 본성의 바람이 이미 불어서 건너편 강둑, 해탈의 강둑에 데려다 줄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거너편 강둑, 해탈의 강둑에 도착하지 못하면, 은총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그러니까 먼저 배를 묶어논 밧줄, 즉 몸, 느낌 감정, 생각, 욕망 욕구 의지 의도, 분별심 인식이라는 밧줄을 풀어야 한다.

명상은 배를 묶어논 밧줄, 즉 몸, 느낌 감정, 생각, 욕망 욕구 의지 의도, 분별심 인식이라는 밧줄을 푸는 것을 의미한다. 왜 사람들은 자신의 배를 묶어논 밧줄을 풀 수 없었는가? 그들은 취해 있었고, 정신 없이 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 찬바람이 불고 감각이 돌아오자 사람들은 배가 여전히 강둑에 매어논 밧줄에 묵여 있는 것을 안것이다.

- 오쇼의 <명상이란 무엇인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