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늙은 아이들

장백산-1 2021. 7. 17. 19:09

늙은 아이들

오래간만에 시간이 생긴 날 어려서부터 좋아해 온 음식을 먹으며,
어릴 때와 똑같은 만족감을 느낀다.

세상과 모든 것들은 변한 것 없이 그대로인데 나만 변한 것같다.
분명 세상 모든 것들은 그대로인데, 길을 지나가다 건물 유리창에 
비춰진 웬 나이 든 사람을 보고는 얼마나 흠짓 했는지 모른다.

저녁 노을이 지는 낯선 세계에 떨어진 우리들은 모두가 길을 헤매는 
늙은 아이들. 삶의 중압감을 감당하고 유수같은 세월에 맞서온 늙은 아이들.

그 끝이 행복할지 불행할지, 아름다울지 추할 지, 푹신푹신할지 딱떡할지는 
자신이 살아온 행적과 갈고 닦아온 정신세계(精神世界)에 달려있겠지.

함께 했던 사람들이 먼저 세상을 따나도 함께했던 정(情)은
남듯 나도 머지않아 세상을 떠나야 하지만 사랑은 남는다.

세상 모든 것은 쉬지않고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 진리(眞理)이듯
변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가 없다. 세상은 순간순간
변하기 때문에 새로울 수 있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는
진리(眞理)만이 영원할 뿐이다.

세상은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변화하면서 흘러가는데 다만
나는 계속해서 점점 모든 것이 느려질 뿐이다. 계속해서
힘이 빠지고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하나 둘 줄어든다.

그래도 나는 빠르게 변화하면서 흘러가는 세월을 따라 흐른다.
내가 이 세상에 왔던 그곳을 향해서 흘러간다. 느리지만 멋지게.
인생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도와준 세상 모든 것들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