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것은 없다.

'나'라는 것은 없다.   - - 법상스님

'나'는 없습니다. 무아(無我)입니다. '나'는 이 세상, 이 우주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 세상 어디에도 '나'가 없는 이유는 '나' 홀로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며,
'나' 혼자 독립적으로 스스로 배워 익힌 것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몸도 내가 아니며, 마음, 생각 또한 내가 아닙니다. 우리의 몸은 부모님을 의지(依持)서 태어났으며, 마음들, 생각들은 

가정, 학교, 사회,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며 부딪쳐온 모든 환경들로부터 배워 익힌 경헙들에 불과합니다. 이 세상 

어느 하나 '나' 혼자 독립적으로 스스로 만들어 놓은 것은 없습니다. 결코 찾을 길이 없습니다.

몸은 부모라는 인연에 의해서 물려받은 것입니다. 또한 몸을 구성하고 있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이라는 기운(氣運) 또한 

우주(宇宙)를 구성하고 있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이라는 기운(氣運)을 잠간동안 인연에  맞게 빌어다 쓰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 쌀 한 톨이 있습니다. 분명 쌀과 나는 다른 별개입니다. 그러나 물(수)과 열(화)의 인연을 지어주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밥이 됩니다. 밥은 밥이지만 우리가 밥을 먹고나면 밥은 더이상 밥이 아닌 모의 일부가 
됩니다. 살이 되고 피가 되고 뼈가 되어 내 몸이 됩니다.

물도 물이지만 마시고 나면 몸이 되고, 과일도 과일이지만 먹고나면 몸이 되며, 공기도 공기지만 들이마시고 
나면 몸의 기운을 돌리는 호흡이 됩니다.

이처럼 본래부터 '나'라는 것이없던 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잠시 잠깐 지수화풍(地水火風)이라는 
4가지 기운이 인연(因緣)따라 내게로 오면 그것을 보고 '나'라는 이름지어 집착하는 것일 뿐입니다.

지금 우리의 몸은 시간이 흐른 뒤까지 지금 이 모습, 이 세포 그대로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나'는 
변화합니다. 어떤 살 한 점을 보고 나라고 이름지을 수 없습니다. 손가락이 잘렸다면 그 잘린 손가락을 보고
나라고 하겠습니까. 아니면 내가 아니라고 하겠습니까. 몸에서는 하나라도 '나'를 찾아볼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면 마음, 생각, 가치관들이 '나'일까요? 내 마음은 어디에서 나왔으며, 생각이며, 가치관이며 선악관들은 
어디에서 나왔습니까? '나'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에 관한 말들은 모두가 다른 사람의 
말이거나, 배운 말이거나, 살아오며 환경에 의해 익혀온 이야기일 뿐입니다.

가정환경, 학교환경, 사회환경, 역사환경, 책, 사람들 등등... 이 모든 주변 일체의 환경에 의해 내 마음, 내 생각이 
만들어진 것일 뿐입니다.

모든 주변 일체의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은 순수한 생각을 꺼내 보십시오.
모든 주변 일체의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은 순수한 말을 꺼내 보고,
모든 주변 일체의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은 순수한 마음을 꺼내 보십시오.

입을 여는 순간 우리는 익혀온 말을 하고 익혀온 생각, 생각의 조각을 짜맞추는데 머리를 굴리게 됩니다.
지금까지 익혀온 습관, 생각, 가치관, 선악관, 고정관념들이 머릿속을 온통 어지럽혀 놓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다르고 성격이 다른 이유는 모든 사람들이 자라고 익혀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각자 그 나름대로의 환경 속에서 나름대로 주워담았기 때문입니다.

선악, 성격, 몸매의 좋고 나쁨, 유식과 무식, 능력의 많고 적음, 근기의 우열 등등 이 모든 것들은 본래 있지도 않습니다.
본래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온 천지 가득한 것입니다. 그런 것을 우린 '나'라고 하는 통 속에 주워담는 것을 배워왔습니다.

'나'라고 하는 통 속에 나름대로 주워담고는 좋으니 나쁘니, 잘났느니 못났느니, 행복하니 불행하니, 크니 작으니, 
똑똑하니 어리석으니 등등 ... 숱한 분별과 망상을 일으킵니다. 그 분별 망상속에 우리네 중생의 어리석음이 있습니다.
분별망상(分別妄想) 그 놈만 놓으면, 나만 없어지면 온갖 분별망상이 딱 끊어져 온통 환히 밝아지는 줄을 모릅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제 스스로 '만큼의 나'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래 놓고는 세상을 탓하고 원망하면서 삽니다.
그러니 본래 '내 몸' '내 생각' '내 마음' 또한 찾을 길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성격이 나인가요? 성격 또한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며 그렇기에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해갈 것입니다.
지금의 성격이 '나'인 것 또한 아닙니다. 과연 무엇을 보고 '나'라고 이름 붙이시겠습니까? 어디에서 '나'를 찾으실건가요?

'나'는 없습니다. '나'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습니다. 무아(無我)입니다.

여기 자동차 한대가 있습니다. 타이어가 자동차인가요? 휠이 자동차인가요? 운전대가 자동차입니까?
자동차는 어디에도 없지만 인연따라 잠시 자동차라는 이름이 붙은 것 뿐입니다. 그렇기에 자동차는 말이 없습니다.
자동차는 아무런 분별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진, 인연따라 잠시 만들어진 것에 숱한 분별을 지어 형상화 하고, 상(相)을 지어 
'나'라는 이름을 지어 붙입니다. 그때부터 '나'는 거짓 생명력을 지닙니다. 우리의 삶을 가만히 살펴봅시다.
제 스스로 '거짓 나'를 만들어 놓고 스스로 만들어 놓은 거짓나의 인연놀음에 울고 웃고를 숯하게 반복하며 
어리석게 살아갑니다.

그러니 이 세상 어디에 무엇에 '나'라는 가짜 이름을 지어 붙이시겠습니까? 무엇을 '나'라고 하시겠습니까?
'나'가 본래 없을진데 무엇을 괴로워하며 무엇을 행복해 하시겠습니까?

'나' 없는 자리 무아(無我)의 자리에 그 어떤 깨달음이라는 이름을 지어 붙일 것입니까?
'나 없음'이 그대로 깨달음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