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 모든 것이 그대로 신통이고 묘용입니다
방거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매일 매일의 삶에 다른 일이 없고 오직 마음 내키는대로 살아가며 어우러질 뿐이다. 한 물건도 취하거나 버리지 않고, 어는 때 어느 곳에서도 어긋남이 없다.누가 붉은빛, 보랏빛이라고 이름지었나? 언덕과 산에는 티끌 한 점이 없는데. 신통과 묘용이란 곧 물 길어오고 나무를 해 짊어지고 오는 것이다.'
깨달은 사람의 삶이 방거사의 말과 같습니다. 매일 매 순간의 삶에 그저 이 일일 뿐 다른 일이 없습니다. 오직 그저 마음 내키는 대로, 인연 따라, 어우러지며, 어울리며 살아갈 뿐입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인연을 만나면 어울릴 뿐입니다. 억지로 인연을 만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다가온 인연을 억지로 거부하지도 않습니다. 한 물건도 취하여 집착하지도 않고, 한 물건도 버리거나 거부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디에서 어긋남이 있겠습니까? 삶이 온전하게 지금 여기 이대로 탁탁 맞아 떨어집니다. 전혀 어긋남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순리대로, 진리답게 저절로 흘러갑니다. 거리낄 것이 전혀 없습니다. 붉다 푸르다, 크다 작다,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라는 분별은 누가 했습니까? 그런 분별을 필요할 때는 다 하고 살지라도 분별을 실체시하지 않습니다. 산에도 들에도, 일상의 삶 그 어디에도 티끌 한 점 끼일 곳이 없습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인연 따라 사는 것이야말로 신통이고 묘용입니다. 물이 필요하면 물을 긷고, 나무가 필요하면 뗄감을 해 나르는 것이 바로 신통묘용입니다.
물 위를 걷는 것이 신통묘용이 아니라, 땅 위를 걷는 것이야말로 참된 신통재자한 삶입니다. 한 생각 분별이 없으면, 바로 지금 여기 여러분의 삶이 그대로 신통묘용이 아닙니까? 지금 여기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 모든 것이 그대로 신통이고 묘용입니다. 일이 있는 이대로 아무런 일이 없고, 분별하는 이대로 아무런 분별이 없습니다. 이것이 공부인의 평범한 하루입니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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