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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겨났다가 사라져버리는 허망한 것에 안주하지 말라

장백산-1 2024. 7. 17. 22:06

생겨났다가 사라져버리는 허망한 것에 안주하지 말라

 

사람들 각자는 누구나 그에게 주어진 삶을 분주하게 삽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까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삶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사람들 대부분은 돈, 재물, 명예, 권력, 지위, 진급 등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 열심히 살아갑니다. 또 어떤 사람은 몸을 예쁘게 하기 위해 성형수술도 하고, 예쁜 옷으로 치장하거나, 명품으로 자신을 꾸미기도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거지요. 또 어떤 사람은 지식을 축적함으로써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고자 하고, 또 어떤 사람은 특정한 행복의 느낌을 좇아 계속 그 느낌을 느끼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기도 합니다. 혹은 특정한 욕망과 바람을 이루는 것을 쫓아 인생을 열심히 사는 사람도 있지요.

 

이렇게 지금까지 언급한 모든 목표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모든 목표들은 한 번 나에게 오면 반드시 떠나갈 수 밖에 없는 유한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생겨났다가 반드시 사라져버리는 허망한 것이지요. 이런 허망한 것들을 불교에서는 생사법 혹은 생멸법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지금까지 그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려오고 또 달려가고 있는 그 목숨처럼 중요하게 여긴 대상이 한 번 왔다가 사라져가는 허망하고 헛되며 유한(有限)한 것일 뿐이라면, 왔다가 사라져버리는 것들이 과연 그렇게까지 목숨 걸면서 중요시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인생을 걸 만큼 그리 대단한 것일까요? 유한한 것에는 인생을 걸 필요가 없습니다. 20년~ 30년 동안 유한한 그것을 얻기 위해 미친 듯이 앞만 보고 달려왔고, 그래서 결국 유한한 그것들을  얻었지만, 유한한 것은  머지않아 당신에게서 떠나가 버릴 것들입니다.

 

일류 대학에 들어가 열심히 공부해서 일류 회사에 취직을 하고 진급을 하고 돈도 벌었겠지만, 50대 중반 쯤 되면 그 직장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영원한 직업이란 없기 때문이지요. 요즘 퇴직하신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더욱 직업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일 중독처럼, 젊은 날 20대, 30대, 40대, 50대까지를 일과 성공만 바라보며 살아왔고, 그것이 정말 잘 사는 인생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막상 허망하게 퇴직하고 보니 자신의 한 생이 허망하게 왔다 가버리는 듯 하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세상 모든 것은 한 번 왔다가 잠시 누렸다가 그러고는 언젠가는 반드시 이 세상을 떠나갈 수밖에 없는 허망하고 유한한 것들일 뿐입니다. 그러니 그 허망하고 유한한 것에 목숨 걸 필요도 없고, 그것이 전부라고 여기며 올인할 이유도 없습니다. 허망하고 유한한 그것이 진짜인 줄 잘못 알고, 그것이 전부인 줄 잘못 알고 가짜인 그것들에 허망하게 올인하는 것이 전도몽상(顚倒夢想)입니다.

 

사람의 몸도 젊고 생생할 때가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늙어가고, 기력도 쇠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걸 못 받아들여서 더 젊어보이려고 피부미용에 머리염색에 성형수술까지 해 가며 몸에 집착한다면 그것은 허망한 것에 집착하고 있다는 전도몽상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것일 뿐입니다.

 

한번 왔다가 꺼져버리는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 허망하고 유한한 것에 인생을 목숨을 걸지 마십시오. 그렇다면 우리가 이 한 생에 정말 가치 있는, 내 삶을 걸 만큼 가치 있는 허망하지 않고 유한하지 않고, 왔다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을까요? 생사법(생멿법)이 아닌 것, 허망하지 않은 것, 유한하지 않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예 있습니다, 왔다가 사라져버리는 것, 생사법이 아닌 것이 있습니다. 왔다가 가지 않고, 생겨나서 죽지 않는 영원한 것이 있습니다. 내가 죽더라도 그것은 죽지 않고, 생겨난 것도 아니고 그렇기에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 있습니다. 00년도 안 되는 이 짧은 인생에 대장부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을 걸고 확인해 봐야만 할 진정 가치있는 것, 진정 무한하고도, 오고 가지 않는, 나고 죽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우리 인식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것이 무엇인지, 내일 이 시간에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글쓴이 : 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