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인생을 걸고 나아가야 할 곳은?
어제는 인생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살펴보았었습니다.
사람들이 그동안 인생의 목표로 삼고 살아왔던 그 목표들은 전부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허망하고 유한한 것들일 뿐이었습니다. 목숨 걸고 그것을 위해 살아왔는데, 그것을 성취하는 순간, 머지 않아 그것들은 허망하게 사라져 갈 것들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니 그 왔다가 사라져가는 허망한 생사법에 목숨 걸고 인생을 걸고 산다는 사실이 얼마나 허무하고 전도몽상인 것입니까?
허망하고 유한하게 그렇게 오고 가는 것이 아닌,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닌, 유한한 것이 아니고, 진정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불교에서 흔히 방편으로 불러왔던 불성, 자성, 주인공, 일심, 한마음, 본래면목 등입니다. 이것들은 말 그대로 방편으로 이름 지어 그렇게 부를 뿐이지 그럴게 불릴만한 특정한 어떤 대상이 아닙니다. 이것들은 특정한 모양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불성, 자성, 주인공, 일심, 한마음, 본래면목 등은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인식의 대상은 있거나 없어야 하는데, 불성, 자성, 주인공, 일심, 한마음, 본래면목 등 이것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을 무아, 공, 무상, 무주상 등 이라고 할 때는 이것의 없는 것 같은 특성을 설명하는 방편이고, 참나, 불성, 본래면목이라고 할 때는 이것의 있는 것 같은 특성을 방편으로 설명하는 것일 뿐이지만, 사실 이것은 있고 없음을 초월하는 자리입니다.
이 자리라고도 말하지만 이것은 특정한 공간을 점유하는 어떤 자리가 아닙니다. 이 순간이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특정한 시간적인 어떤 시점을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이것을 이름붙이는 순간 사실은 이것은 이것이 아닙니다. 이름지을 수 없고, 모양지을 수 없으며, 더욱이 생각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나고 죽는 것이 아닙니다.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에도 있었고, 이 육신이 죽고 사라진 다음에도 여전히 있습니다. 우리가 죽더라도 이것은 하나도 훼손되지 않습니다. 핵폭탄이 수백, 수천개가 떨어지고, 우주가 전부 폭발하여 멸망한다 하더라도 이것은 전혀 움직임도 없고 상처 입지 않습니다.
이것은 그 모든 것의 바탕이며 배경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이것으로부터 나오고, 내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 그 모든 것이 전부 이것 아님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보는 것이 이것이라거나, 듣는 것이 이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이렇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을 설명하는 방편은 주로 ‘이것이다’라고 하지 않고 ‘이것이 아니다’ ‘저것도 아니다’라는 표현을 주로 쓸 수밖에 없습니다. 무아 즉 내가 아니다, 무분별 즉 분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상, 항상하는 것이 아니다, 무상, 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무소유,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소득,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변, 테두리가 있는 것이 아니다, 불이, 둘이 아니다, 등등 이런 식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다’라고 하면 벌써 정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정해진 무언가가 아닙니다. 그래서 무유정법(無有定法)이라고도 하지요.
모든 종교나 모든 사상의 최고의 극에 이르면 어디에서든 이것 이 자리를 설하게 됩니다. 이것 이 자리야말로 우리 모두의 본래의 고향이며, 우리가 돌아가야 할 귀향처, 귀의의 자리이기 때문이지요.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말이 ‘그대가 그것이다’라는 표현입니다. 장자에서는 ‘그것은 모든 것 속에 있다... 그것은 한계가 없고 무한하다... 그것은 원인과 결과를 창조하지만 원인과 결과는 아니다... 만물이 여기에서 일어나고 영향을 받는다. 그것은 만물에 존재하지만 만물과 같지는 않다’라고도 표현했습니다.
카비르는 ‘만물에 깃든 하나만을 보라’고 했고, 대승불교에서는 이를 ‘불이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영원한 불이의 자리,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인생을 걸고 나아가야 할 바로 그 곳입니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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