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암가'" - - - 석두희천
육조혜능 -청원행사 - 석두희천의 법맥은 육조혜능 - 남전- 마조의 법맥과 함께 유명했습니다. ‘강서에는 마조, 호남에는 석두(江西馬祖 湖南石頭)’에서 강호(江湖)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마조와 석두는 육조혜능 문하의 큰 두 선사였습니다. 하지만 마조에 비해 석두희천은 좀 덜 알려졌지요. 오늘은 석두희천의 짧지만 너무나도 아름다운 "초암가"를 들려드립니다. 석두희천의 초암가를 한글로 번역을 하면서, 그 아름다움에 깊이 감동하고, 공명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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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스로 풀을 엮어 지은 암자 귀중한 것 하나 없고
배고플 때 밥 먹고 졸리면 잠을 자니 참으로 가볍구나
처음 짓고 보았을 때 지붕 볏짚도 새롭더니
세월에 해어졌으나 새 볏짚으로 덮으면 될 뿐
암자에 사는 사람 언제나 있지만
중간이나 안과 밖 어디에도 속하지 않네
세상사람 머무는 곳에 나는 머물지 않고
세상사람 좋아하는 곳을 나는 좋아하지 않네
암자는 작지만 온 법계를 모두 품으니
방장 노인이나 알 수 있는 경지라네
최상승의 보살은 믿어 의심하지 않지만
중하근기는 괴이하게 여길 뿐 이해하지 못하네
암자가 무너질까 궁금해서 묻지만
무너지든 말든 본래 주인은 항상 있어
동서에도 남북에도 속한 것이 아니니
터가 단단함이 비할 데가 없구나
푸른 소나무 아래 창 안은 밝으니
화려하고 큰 대궐과 누각도 이곳만은 못하네
누더기 이불 뒤집어쓰면 만사가 그만이라
이때에 산승이 해야 할 일 아무것도 없네
이 암자에 머물면 분별망상 쉬게 되니
그 누가 자리 깔고 사람 부르려 하겠는가
회광반조하여 본래 자리로 돌아오니
신령스런 근원에 통달하여 분별심이 본래없네
조사를 만나서 친히 가르침 받고
풀을 엮어 암자 짓고 퇴굴심이 없었으니
백년을 버려둬도 걸림 없이 자재롭고
손을 놓고 길 나서도 죄가 될 게 하나 없네
일천 가지 말과 일만 가지 해석은
그대가 오랜 세월 어둡지 말기만 가르치네
암자에서 생멸을 벗어난 이 알고 싶다면
어찌 이 몸을 떠나 다른 곳에서 찾으랴.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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