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11

생각을 쉬는 것이 공부입니다

숭산스님    - - - 생각을 쉬는 것이 공부입니다   〈금강경〉에  “범소유상 개시허망 (凡所有相 皆是虛妄)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若見諸相非相 則見如來)”라는 게송이 있습니다. 즉 이 세상에 모양이 있는 모든 것은 전부 실체가 없기 없기 때문에 허망하다고 하였습니다. 만약 모든 모양을 모양으로 보지 않는다면 곧장 여래를 보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이 몸뚱이를 끌고 화계사에 와서 법회에 동참하고 있는 이 몸뚱이는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있다고 할 것인가, 없다고 할 것인가. 〈법화경〉에  “제법종본래(諸法從本來) 상자적멸상(常自寂滅相)”이라는 게송이 있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본래 다 적멸상이며 모든 것이 다 생각이 쉬는 그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우리가 착하다, 악하다라는 ..

비방이나 칭찬에 휘둘리지 마라

비방이나 칭찬에 휘둘리지 마라 만약 온갖 방법으로 상대가 너희를 헐뜯더라도 너희들은 성냄을 이기지 못하고 저들을 해쳐서는 안 된다.그들이 우리를 비방한다고 우리 역시 분노하여 그들을 해치려 한다면 그것은 우리 스스로 저들에게 지는 것이다. 또한 그들이 우리를 칭찬한다고 해서 너희들이 기뻐하고 들떠서도 안 된다.공연한 칭찬에 마음이 들뜨는 것도 우리 스스로가 저들에게 지는 것이니라. [장아함경] 상대방에게 비난의 소리를 들을 때, 맞받아 대꾸하지 말라. 다만 그 마음을 가만히 비추어 보라. 내면에서 올라오는 화와 원망의 소리 없는 소리를 분별없이 바라보라. 만약 분노하여 그들을 해치거나 맞받아쳐 함께 욕을 하고 헐뜯는다면 상대에게 지는 것이다. 그러나 묵언을 지키고, 마음의 빛을 안으로 거두어 속 뜰의 울..

12연기 중 9번째 지분 취(取)

12연기 중 9번째 지분  취(取) 애(愛)를 조건으로 해서 취(取)가 있다. 취(取)는 취착, 집착, 혹은 아집(我執)을 의미한다. 애욕, 욕망에 의해 추구된 대상을 자기화하려는 것으로, ‘내 것’으로 만들려고 붙잡아 집착하는 것이다. 애욕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강렬한 취착심이다. 이러한 취착에는 다시 사취(四取)가 있으니, 그것은 욕취(欲取), 견취(見取), 계취(戒取), 아취(我取)이다. 욕취는 애욕의 대상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취착이다. 끊임없이 애욕의 대상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아집으로 인해 더 많이 소유하려 하고, 더 많이 축적하려 하는 것이다. 애욕의 대상에는 색성향미촉의 다섯 가지 대상과 다섯 가지 욕망인 재물욕, 성욕, 음식욕, 명예욕, 수면욕 등이 있다. 이러한 욕망의 대상들을..

착각 일으키는 분별

두 개의 계란 20. 착각 일으키는 분별껍질이 흰색이든 갈색이든  둘다 결국 계란은 계란일뿐분별심으로 본 세상은 망상의 세계  괴로움 근원 내 분별심에 있어 아마도 유치원을 다닐 무렵이었던 것 같다. 일곱 살 꼬마였던 나는 지금 생각해도 참 이상한 분별 한 가지를 했었다. 아침 밥상에 올라온 계란 프라이를 보면, 도대체 그 계란이 흰색 계란 껍질에서 나온 계란인지, 아니면 갈색 계란 껍질에서 나온 계란인지를 쓰레기통을 뒤져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이상하게도 흰색 계란에서 나온 계란은 깨끗한 계란이라 먹어도 되는 것이고, 갈색 껍질에서 나온 계란은 더러운 계란이라 절대로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왜 그때 그런 분별을 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는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당시 나에게는 ‘갈색 계란..

나만의 뒷공간

나만의 뒷공간 비교는 ‘뭐뭐보다’라는 한 생각서 펼쳐지는 망상 세계, 그에 따른 고통은 한 생각 낸 사람 몫 햇살이 투명한 가을 아침이다. 동네를 걷던 중 감 따던 어른을 만나 마알간 홍시를 얻었다. “더 줄까요?” 하신다. 소박하고 기분 좋은 시골 인심이다. 이맘때 높고 푸른 하늘을 보면 북인도의 라다크가 떠올려진다.라다크는 인도의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네팔과 국경이 맞닿은 히말라야 고원의 작은 마을이다. 버스로 델리에서 마날리, 마날리에서 하루 머물렀다가 다시 버스로 낭떠러지 산길을 꼬박 18시간을 달려야 다다를 수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도로, 해발 5325m 따그랑 라(Taglang-La)를 넘어야 아름다운 라다크의 설산과 초원을 만난다. 그곳에선 고산 증세로 숨을 쉴 때마다 얼음장 같은..

자기를 비판하는 자를 구하라

자기를 비판하는 자를 구하라 남이 한 착한 일은 드러내 주고 남의 허물은 숨겨 주라. 남의 부끄러운 점은 감추어 주고 중요한 이야기는 발설하지 말라.작은 은혜라도 반드시 갚아야 할 것이며,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에게도 항상 착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자기를 비판하는 자와 자기를 칭찬하는 자가 똑같이 괴로워하거든 먼저 비판하는 자를 구하라. [우바새계경] 함부로 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언젠가는 반드시 나에게로 되돌아와 나를 손상시킬 것이다.만일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소리를 듣거든 마치 나의 부모를 헐뜯는 것처럼 여겨라.오늘 아침엔 비록 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했지만 내일엔 반드시 나의 허물을 말할 것이다. [자경문] 남의 착한 일이 있다면 자꾸 드러내 줌으로써 그 선행이 더욱 드러날 수 있도록 하라...

12연기의 8번째 지분 애(愛)

12연기의 8번째 지분 애(愛) 수(受)를 조건으로 해서 애(愛)가 있다. 애 (愛) 란 갈애(渴愛)로서 욕망, 애욕, 탐욕을 말하는 것으로, 앞서 수(受)에서의 좋고 싫다는 느낌이 더욱 깊어진 상태로, 좋은 것은 더욱 갈망, 욕망하려 하고, 싫은 것은 더욱 멀리하려는 것이다. 낙수(樂受)인 좋은 느낌의 대상을 만나면 자연히 애착과 갈애가 생겨나고, 고수(苦受)인 싫은 느낌의 대상을 만나면 미움과 증오를 일으킨다. 미움과 증오 역시 애의 일종이다. 좋거나 싫은 대상에 대한 갈애가 커짐으로써 좋은 대상은 더욱 더 갈망하고(貪心), 싫은 대상은 더욱 더 증오(嗔心)하는 등의 중도에서 벗어난 극단적인 치우침의 어리석은 마음(癡心)이 생겨난다. 이것이 탐진치(貪瞋癡) 삼독심(三毒心)이다. 그래서 12연기의 모든..

칭찬과 욕은 꿈 속에서의 일

칭찬과 욕은 꿈 속에서의 일 수행자는 수많은 세월 동안 욕을 먹어도 성내지 않으며, 또 수많은 세월 동안 칭찬을 들어도 기뻐하지 않는다.사람들이 하는 말이란 잠깐 일어났다가 없어지는 데 불과하여 꿈 같고 메아리와 같은 것이다. [대지도론] 사람들에게 욕을 먹든지 칭찬을 받든지 사람들을 한결같은 태도로 대하여라.욕을 먹더라도 성내지 말며, 좋은 대접을 받더라도 우쭐거리지 말고항상 내 마음에 중심을 잡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숫타니파타] 사람들이 하는 말이 얼마나 공허한가. 자기 마음에 조금 들면 금방 칭찬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금방 욕을 하고 성을 낸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말에 얼마나 많이 휘둘리는가. 우리의 마음에 당당한 자기중심을 세울 수 있다면 꿈같고 메아리 같은 공허한 말장난에 놀아나지 않을 ..

12연기 중 7번째 지분 수(受)

12연기 중 7번째 지분 수(受) 촉(觸)을 조건으로 해서 수(受)가 있다. 즉, 육입(六入)과 명색(名色) 그리고 식(識)의 삼자가 촉 (觸) 함으로써 수 (受) 가 있게 된다. 내가[六入] 대상(名色)을 접촉[觸]하여  실제 있는 것으로 의식[識]할 때 느낌, 감정[受]이 일어나는 것이다. 즉, 대상이 실제로 ‘있다’고 여길 때[觸入處] 사람들은 대상에 대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감정을 일으키는 것이다. 안 이 비 설 신 의 여섯 감각기관이 각각 색 성 향 미 촉 법 여섯 가지 대상을 인식하고 접촉하면 좋거나(苦受) 싫거나(樂受)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은 그저 그런(不苦不樂受) 3가지 느낌이 일어난다. 여기에서부터 모든 문제는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자의 접촉은 있을지언정 좋거나 싫은 느낌..

칭찬과 비난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

칭찬과 비난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 단단한 돌은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듯이  현명한 사람은 칭찬이나 비난에 흔들리지 않는다. [법구경] 말과 행동과 생각하는 바가  누구에게도 거슬리지 않는 사람,남들이 존경해도 우쭐대지 않고 교만하지 않는 사람,남들이 비난해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그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숫타니파타] 남들의 칭찬과 관심을 받기를 바라지 말라. 칭찬과 관심을 받으면 기쁘지만, 칭찬과 관심 받지 못하면 좌절하는 사람의 삶은 남들의 말에 휘둘리는 나약한 자신을 대변할 뿐이다. 칭찬을 받거나 관심어린 시선을 받을 때를 조심할 줄 알아야 한다. 바로 그 때가 위험한 순간이다. 칭찬과 관심은 내 중심을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중심 잡힌 대장부 수행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