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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없고 내 것도 없다

나도 없고 내 것도 없다 이 몸은 공적(空寂)하여  '나'도 없고 '내것'도 없으며, 진실한 것도 없다. [화엄경] 이번 생 잠시 인연 따라 나왔다가 인연이 다 되면 인연 따라 갈 뿐이다. 사람이 장작 두 개를 비벼서 불을 피웠다면 불은 어디에서 왔는가. 장작 속에서 왔는가, 아니면 공기 중에서 왔는가, 그도 아니면 우리의 손에서 나왔는가, 아니면 신이 불을 만들어 주었는가. 다만 공기와 장작과 사람의 의지가 인연 화합하여 잠시 불이 만들어 졌을 뿐이고, 장작이 다 타고 나면 불은 사라질 뿐이다. 이것이 우리 몸을 비롯한 모든 존재의 생사(生死)이다. 불을 어찌 고정된 실체라 할 수 있겠으며, ‘나’라고 내세울 수 있겠는가. 다만 공한 인연생 인연멸일 뿐이다. 여기에 내가 어디 있고, 내 것이 어디 있으..

십팔계(3) - 육식(六識), 괴로움을 내가 만들었다고?

십팔계(3) - 육식(六識), 괴로움을 내가 만들었다고? 똑같은 소리를 듣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며, 같은 음식의 향기를 느끼면서 좋다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왜냐하면 똑같은 것을 보더라도 저마다 자기 방식대로, 자기 욕심대로 바깥 대상을 차별적으로 분별 인식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대상을 분별해서 인식하는 의식이 육식이다. 똑같이 등산을 하더라도, 건축업자는 나무의 쓰임새만 보며 걸을 것이고, 사진작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 하고, 꽃 연구가는 꽃에만 눈길이 갈 것이다. 또한 마음이 괴롭고 우울한 사람은 숲길 또한 음침하게 느껴졌을 것이고, 행복한 사람은 생기 있는 숲과 달콤한 공기, 맑은 자연을 온몸으로 느꼈을 것이다. 이처럼 식(識)이라는 분별심으로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