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온은 왜 내가 아닌가
눈앞의에 보이는 감나무에서 감이 땅으로 떨어졌다. 눈으로 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귀로 감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육내입처와 육외입처가 만난 것이다. 육내입처 육외입처 라는 십이입처를 인연으로 식(識)이 생긴다(십팔계).
이렇게 생겨난 십팔계가 ‘촉(觸)’하게 되면 수상행(受想行)이 생겨난다. 무언가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먹을 수 있을 거라는 좋은 느낌(樂受)을 일으키고, 상온은 표상작용을 통해 그것이 ‘감’이며 먹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일으킨다. 행온은 땅에 떨어진 감을 주워 먹겠다는 의도를 일으킨다. 수상행식이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먹어보니 감이 아직 다 익지 않아 떫은 맛이다. 그러면 곧장 수온은 나쁜 느낌(苦受)으로 바뀌며, 상온은 떫은 감이라고 개념화하고, 행온은 먹는 것을 그만두려는 의도를 일으킨다. 식온은 최종적으로 ‘먹기 힘든 떫은 감’이라고 분별하여 의식하게 된다.
그 옆에 잘 익은 감을 찾아 먹게 되면 좋은 느낌이 다시 생기고, 상온이 잘 익은 감이라고 총괄 사유하며, 식온은 떫은 감과 잘 익은 감을 분별하여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다음 날 다시 그 숲을 찾게 되었을 때, 식온은 어제 먹었던 감에 대한 분별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즉 식의 성장이 있었기 때문에, 떫어서 먹기 힘든 감과 다 익어서 맛있는 감을 제대로 분별해서 알게 될 것이다. 이처럼 십이입처가 ‘촉’하여 십팔계가 될 때, ‘식’과 수상행이 생겨남을 통해 대상을 아는 것이다.
이렇게 오온이 생겨남을 보고 오온을 ‘나’라고 규정 짓는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십이입처가 촉함으로써 인연 따라 발생한 것일 뿐, 고정된 자아가 아니다.
부처님께서는 『상윳따 니까야』에서 “색은 거품과 같고, 수는 물거품 같으며, 상은 아지랑이 같고, 행은 파초둥치 같고, 식은 마술과 같다”고 하시면서, “깊이 있게 관찰해 보면 이처럼 오온은 모두 비어 있고 실체가 없으니, 부지런히 밤낮으로 오온을 관찰하라”고 설하고 계신다.
글쓴이: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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