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찬 것은 고요하다
모자라는 것은 소리를 내지만 가득 찬 것은 조용하다.
어리석은 자는 반쯤 채운 물항아리와 같이 철렁거리며 쉬 흔들리지만,
지혜로운 이는 물이 가득 찬 연못과 같이 평화롭고 고요하다.
[숫타니파타]
물의 교훈을 배워라.울퉁불퉁한 계곡과 협곡 속에서 시냇물과 폭포는 큰 소리를 내지만, 거대한 깊은 강은 조용히 흐른다.
빈 병은 소리가 요란하지만 꽉 찬 병은 마구 흔들어도 소리를 내지 않는다.
바보는 덜그럭 거리는 냄비와 같고, 현자는 고요하고 깊은 연못과 같다.
[숫타니파타]
가득 찬 것은 소리를 내지 않듯, 내면의 뜰이 꽉 찬 사람은 침묵한다. 부족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애를 쓰고, 말을 많이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애써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고 다만 행동으로 보여줄 뿐이다. 속이 꽉 찬 사람은 자신 스스로도 이미 충만하기 때문에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남에게 잘 보이려 애쓸 것도 없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 행동하지도 않으며, 말로써 자신을 포장하려 들 것도 없다. 그에게 침묵은 그 어떤 말보다도 우렁찬 사자후다.
말이 많은 사람은 쉬 믿음이 가지 않는다. 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드러내고자 애쓴다는 것이고, 그것은 그대로 자신의 못난 속내를 비출 뿐이다. 오죽 자신이 없으면 말로써 자신을 드러내려 애쓰는가. 꽉 찬 사람은 말이 필요 없으며 다만 삶으로써 보여 줄 뿐이다.
말이 없는 사람은 묵묵한 침묵 가운데에서 자신의 빛을 한없이 드러내고 있는 사람이다. 물의 깊이가 얕은 시내는 큰 소리를 내지만, 거대한 깊은 강은 조용히 흐르듯 마음의 깊이가 좁고 얕은 사람일수록 말로써 자신을 드러내려 애쓰고 마음이 깊고 넓은 사람은 말이 없이 조용하다.
더욱이 말이라는 것은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도구에 불과하다. 어떤 말을 했을 때 그 말은 사람에 따라 수도 없이 많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같은 말일지라도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조건에 따라 그 말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렇기에 말에는 허물이 따르고, 아무리 의도가 좋은 말일지라도 그 안에 허물의 가능성이 언제나 내포되어 있다.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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