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과 같은 몸
몸(육신)은
거품과 같아서 오래 가지 않고, 환술과 같아서 망상에 의해서 생기며,
꿈과 같아서 망견(妄見)에 의해서 생기고, 그림자와 같아서 업연(業緣)에 의해서 생긴다.
[유마경]
부모에게 받은 이 몸은 마치 시방의 허공을 입으로 불면 미진의 티끌이 있는 듯 없는 듯 함과 같으며,
맑은 큰 바다에 한낱 뜬 물거품이 흘러가면서 생겼다가 사라졌다 함과 같다.
[능엄경]
겉모습과 몸매와 외모가 중요한 세상, 이런 세상이야말로 이 세상이 얼마나 정신적인 타락의 길을 걷고 있는지를 증명해 주고 있다. 바깥에 보여지는 것에 휘둘릴수록 내면의 보다 중요한 것은 뒷줄 신세를 면치 못한다. 몸이 실체가 있거나, 항상하는 것이거나, 고통스럽지 않은 것이라면 몸에 얽매이거나 몸을 사랑할 수 있겠지만 몸의 실체는 어떠한가.
그것은 꿈과 같고, 환술과 같고, 거품과 같고, 그림자와 같고, 티끌과 같다. 이런 몸을 무얼 그리 사랑하고 애착하는가. 그래서 옛 스승들은 이 몸을 똥주머니라 불렀다. 똥만 잔뜩 넣어가지고 다니는 똥주머니를 위해 무얼 그리 치장하고 내세우며 어여삐 여기는가. 몸 안의 온갖 내장이며 기관들 똥 오줌들을 다 끄집어 내 보면 얼마나 더럽고 흉측할 것인가.
그걸 다만 이 하얀 살결 가지고 포장 한 것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살결 가지고 포장한 것을 조금 잘 했다고 예쁘다 하고, 못했다고 못났다고 차별할 일이 무엇인가. 모두가 한낱 뜬 구름과 같고, 바다에 뜬 거품과 같으며 꿈과 같고 그림자와 같은 것일 뿐이다.
몸을 중요시여기는 마음이 우리 몸을 더욱 더럽히고 욕되게 만든다. 몸에 얽매이고 집착할수록 정신은 공허하게 총기(聰氣)를 잃고 만다. 그러니 몸 좀 그만 내버려 두자. 다이어트 한다고 괴롭히지도 말고, 성형수술 한다고 칼 들이대 포장지 뜯어 고치지도 말고, 몸뚱이 감각 흥분시키려고 애욕에 젖은 생활도 좀 그만 하고, 몸, 형상, 모습, 생김새를 쫒지 말고, 또 얽매이지도 말자. 몸을 이제 그만 놔 두라.
글쓴이 :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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