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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원을 사기친 결과

장백산-1 2025. 3. 23. 21:56

천만원을 사기친 결과

 

부처님 생존 당시에도 겉으로는 불평등하고 황당하게 보이는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그럴 때마다 부처님께서는 방편으로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과거 전생의 인연을 설해 주심으로써 왜 지금 현재 불평등하고 황당해 보이는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어있는지를 밝혀 주셨다.

 

그리고 업(業)이라는 것은 ‘평등의 가르침이며, 조화와 균형의 가르침’임을 말씀하셨다.

 

예를 들어 내가 A에게 1,000만 원을 사기를 쳤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나에게는 권력이 있어 A를 꼼짝 못하게 할 수 있다. A입장에서는 얼마나 억울하고 답답하겠는가? A는 말도 못하고 속병을 앓다가 이번 생이 끝나고 말았다. 이것을 보았을 때 세상에 정의는 없어 보인다. 정의로운 관점에서, 평등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이 두 사람 사이의 평등에너지는 깨져버렸다.

 

나는 1,000만 원이 플러스 됐고, A는 1,000만 원이 마이너스가 됐는데 그대로 둘 다 세상을 떠나면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연과 업의 관점에서 보면 그냥 끝나는 것은 없다. 내가 A의 돈을 빌려놓고 갚지 않았다면 A에게 그 돈을 갚든, 그 금액만큼의 일을 해주든 반드시 평등하게 그 에너지 균형이 이루어질 때까지 윤회해서 끊임없이 만날 수밖에 없다. 이게 이 몸이라는 유위법의 껍데기가 운행되는 법칙이다. 사실 출세간인 근원에서는 윤회랄 것이 없지만, 이 중생세간에서는 윤회가 있는 것이다.

 

또한 내가 이번 생에 A의 돈 1,000만 원을 사기 쳐 가져갔다고 해서 미래나 다음 생에 A에게 1,000만 원을 갚는 방식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B라는 업을 졌다고 해서 B라는 과보를 무조건 기계적으로만 받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 이후에 어떤 업을 지었는지 등 자신의 인연에 따라 다르게 받을 수도 있다. 업의 관점에서 보면 조금 더 복잡한 계산이 있는데, 그것은 뒤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결론적으로 인과응보, 업의 결과는 반드시 받게 되어있으므로 업보의 관점에서 본다면, 균형의 관점에서 본다면 불평등은 없다.

 

인생에 기쁨이 찾아오고, 고통도 찾아오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증오하는 사람도 만나며 윤회하는 것도 모두 우주법계가 업의 평등을 이루기 위한 작용이다. 우주법계에는 아무런 차별심, 분별심이 없다. 단지 업이 불공평, 불평등해졌을 때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작용할 뿐이다. 따라서 이 세상에 불평등이란 사실은 근원적으로 보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의 눈에 불평등한 것처럼 보이는 일들이 있을 뿐이다.

 

 

글쓴이 : 법상